
권우상 명작 동시 = 아버지는 환경미화원
아버지는 환경미화원
춥고 긴 겨울 밤
고요한 새벽은 언제나
아버지가 젤 먼저 여신다
술취한 아저씨가 버린 소줏병과
곳곳에 버린 담배꽁초 주우시며
밤새도록 더러워진 거리를
깔끔하게 치우신다
도시의 하루는 언제나
아버지의 손길에서 시작되고
바람이 안개를 걷어내고
산위에서 해님이 반갑게
얼굴을 내밀 때가 되면
밤새 달려 온 어두운 길은
상쾌한 아침으로 바뀐다
가방에 가득 담긴
주워 모은 헌옷들은
가난한 나라도 보내면
돈이 되는 반가운 상품
깨끗하게 다듬어진 길에서
방글방글 웃는 해님의
따순 숨결이 내려와 앉을 즈음
청소가 끝난 거리를 뒤돌아
집으로 향하는 기분 좋은
아버지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볍다.
ㅇ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부문 당선
ㅇ부산MBC문예상 동시부문 당선
ㅇ청구문화재단 문학상공모 동시부문 당선
ㅇ창주문학상 동시부문 당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