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동시 = 할아버지의 돋보기
할아버지의 돋보기
할아버지는 눈에
돋보기를 끼고 계십니다
늘 돋보기로 세상을
바라보시는 할아버지
돋보기가 필요 없던
젊은 시절에는
글자는 잘 보였고
살아가는 방법은 흐렸습니다
그때 할아버지가 본
삶의 모습을 믿었고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읽지 않으려던 잘못된 젊은 나이
늙음에 와 닿은 지금은
흐릿해지는 시력
모든 걸 눈으로만 바라보았던
시력을 나쁘게 만든 세월이
마음으로 보게하는
참다운 힘일까요
돋보기 너머
신문과 잡지를 읽으시며
지난날 철없이 살아온
후회를 되돌아 보시고
세상엔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보이지 않는 따뜻한 손길이 있기에
할아버지는 돋보기를 통해
오늘도 사랑이 담긴
삶의 모습을 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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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부문 당선
ㅇ부산mbc문예상 동시부문 당선
ㅇ청구문화재단 문학상공모 동시부문 당선
ㅇ창주문학상 동시부문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