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 명작 동시 = 나비 한 마리
나비 한 마리
엄마의 옷장 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따라 입을 옷들이
가득 걸려 있었습니다
옷장사를 할려고 모으는지
모을려고 옷을 사는지
내 머리엔 온통 의문(?)의
꼬리표가 매달려 있습니다
자꾸 자꾸 긁으면 종기가
생겨 터질 줄도 모르는 엄마
오늘도 카드를 긁어
빨간 원피스 한 벌 사와
옷장에 걸어 놓았습니다
엄마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땡땡 무늬에 빨간색 원피스
해님처럼 밝은 마음으로
살겠다는 뜻은 나도 알지만
내가 궁금한 것은 입지도
않는 옷을 왜 사서 모으는지
나는 엄마의 옷장 안에서
구름속을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나비가 없는 구름속을
엄마 혼자 날아다니고 있는 모습
아버지를 하늘 나라에 보내놓고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
( 아동문학가. 역사소설가. 극작가. 명리학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