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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심학봉 前 구미중소기업협의회 경제고문,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구미의 봄은 결단에서 시작된다


며칠 전 판교를 찾았다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앞에 잠시 섰다. 그 자리에서 자연스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논쟁과, 그 흐름에서 비켜 서 있는 듯한 구미의 현실이 떠올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국가계획에 따라 추진 중이다.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가 포함된 기본계획과 실행계획이 마련되어 있고, 정부 의지도 분명하다. 수도권 집중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속도를 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 큰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구미의 길은 무엇인가. 무조건적인 반대만이 답은 아닐 것이다.
용인이 첨단 전공정 중심의 메가 클러스터로 간다면, 구미는 이미 조성 중인 반도체 특화단지를 기반으로 소재·부품·장비와 패키징, 실증 분야에 특화할 수 있다. 구미는 전자·디스플레이 산업을 통해 축적된 제조 기반과 숙련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 생태계를 완성하는 역할, 그것이 구미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이다. 한 곳에 집중하는 모델은 효율적이지만 위기에는 취약하다. 이제는 집중형이 아니라 분산형·네트워크형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용인과 구미가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로 설계된다면 국가 산업의 회복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결국 관건은 구조가 아니라 사람이다. 누가 책임지고 나설 것인가의 문제다.


구미는 이미 한 차례 아픈 경험을 했다. 2019년, SK하이닉스 유치를 추진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준비와 전략, 설득과 결집의 중요성을 절감한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분명한 로드맵, 중앙정부와 산업계를 설득할 논리, 그리고 지역 내부의 단단한 연대가 필요하다. 정치권과 기업, 시민사회가 따로 움직여서는 힘을 낼 수 없다. 구미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비로소 가능성은 현실이 된다.


한때 구미공단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었다. 그 자부심을 과거에만 둘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릴 것인가.
계절의 봄은 저절로 오지만, 지역의 봄은 결단 없이는 오지 않는다.
이제 다시 묻는다. 누가 먼저 방울을 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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