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인간 정부는 부패를 없애지 못한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인간 정부는 국민에게서 받는 돈으로 운영되는데, 대개는 여러 가지 세금을 통해 자금이 조달된다. 이렇게 자금이 조달되는 과정에서, 어떤 공직자들은 돈을 착복하려는 마음을 품기도 하고 어떤 공직자들은 정부에 내야 할 세금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에게서 뇌물을 받기도 한다. 그 결과 정부는 줄어든 세액을 채우려고 세금을 올리고 그 때문에 부패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정직한 사람들이다. 부패를 없애는 일은 “윗선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수전 로즈애커먼은 지적한다. 정부가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는 눈감아 주면서 경찰관이나 세관원의 부패만 없애려고 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
도덕성이 뛰어난 통치자라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재물 앞에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성서는 이렇게 기록한다. “늘 선한 일만 하[는] ··· 의로운 사람은 땅에 없다.”—전도서 7:20. 예수께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뇌물을 거절하셨다. 많은 나라는 주기적으로 선거를 하는데, 선거 때면 이론상으로는 국민들이 부패한 공직자를 쫓아낼 기회를 갖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선거 운동과 선거 절차도 부패하기 일쑤이며,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도 예외는 아니다. 부자들은 선거 자금을 지원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으로 현직이나 차기 공직자들에게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 대법원 판사인 존 폴 스티븐스는 그런 영향력이 “정부의 합법성과 본질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심”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정당을 꼽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새로운 법을 만들면 부패 문제가 개선될 것 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알게 되었듯이, 법이 많아질수록 흔히 부패가 생길 여지도 많아질 뿐이다. 더구나 부패를 줄여 보려고 세세하게 만든 법은 시행하는 데 비용만 많이 들고 성과는 별로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이유는 탐욕과 이기심 때문이다. 정부 관리들이나 국민들이 종종 그런 좋지 않은 특성을 나타낸다. 서울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의 경우에 정부 관리들이 건설업자들에게서 뇌물을 받았는데, 건설업자들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건축 자재를 쓰고 건축 규정을 따르는 것보다 뇌물을 주는 편이 돈이 덜 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패를 없애려면 탐욕이나 이기심 같은 깊이 뿌리박힌 동기를 없애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인간 정부는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환경이 아무리 좋고 도덕 교육을 아무리 잘 받아도 부정직하고 부패한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전문가들이 인정하듯이, 그러한 이유로 인간 정부는 부패를 없애지 못하는 것이다. 기껏해야 부정부패의 규모나 해로운 영향을 줄일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국제연합 부패방지 협약에서는, 정부가 부패를 없애려면 “성실, 정직성, 책임감”을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것도 훌륭한 목표이기는 하지만, 창조주 여호와의 왕국은 그런 특성을 장려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그런 특성을 요구한다. “탐욕스러운 자”나 “거짓말쟁이”는 왕국에서 살 자격이 없다고 성경에서는 알려 준다.—고린도 전서 6:9-11; 요한 계시록 21:8. 사람들은 그처럼 높은 도덕 표준을 확고히 따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 점을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증명했다. 예를 들어, 시몬이라는 제자가 사도들에게서 영적 은혜를 돈으로 사려고 했을 때, 사도들은 뇌물을 거절하면서 ‘그 악을 회개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시몬은 자신의 그릇된 욕망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도들에게 그런 욕망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사도행전 8: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