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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는 손보고 법피아는 손안보고

 

칼럼

 

                          관피아는 손보고 법피아는 손안보고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김영란법이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양이다. 공직자가 돈을 받으면 대가성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처벌한다는 법인데 이를 공식적으로는 ‘이해충돌방지에 관한 법률안’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해충돌방지는 미국에서 'conflict of interest'를 의미한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conflict of interest'는 그 내용이 김영란법과는 다르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Conflict of Interest"(이해 충돌)라는 금기조항이 강요되고 있다. 이해 당사자는 정책이나 법률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거래과정에 참여하지 말아야 하며, 친구는 친구의 사건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연좌제 개념보다 더 강력한 연좌제인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국방부 구매관을 하고 있는 부인의 남편이 군수물자 납품업체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그 기업은 입찰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이 정도의 무서운 법이 있기에 미국의 질서가 선진 질서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떨까? 이명박 정부시절에 감사원 감사위원 은진수는 2005년부터 2년 동안 부산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맡았으면서도 감사위원 자리를 악용하여 자신이 관련된 이해관계에 뛰어 들었다고 한다. 그는 2010년 초, 저축은행에 대한 감사심의에 참여하면서 감사관들에게 압력을 넣고 감사정보를 빼내 그가 몸담고 있던 부산저축은행에 넘겼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박대통령은 관피아 척결을 다짐했고, 전관예우를 척결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안행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는 관피아만 금지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취업할 때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변호사와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의 자격증이 있는 퇴직 관료에 대해서는 전관예우금지 조항이 빠져 있다. 관피아만 손보고 국민이 가장 분노하는 법피아 등 다른 피아는 그대로 유지시키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공무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같은 공직자인데 다른 종류의 ‘피아’들은 손도 안 대고 공무원만 손대겠다는 공직자윤리법은 말이 안된다. 공무원들은 국가를 이끌고 가는 집단이다. 다른 공직자들에 비해 숫자도 많고 국가운영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동력으로 대통령의 수족과 같다. 이런 공무원들이 그 알량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존중할 것인지 의문이다. 만약 존중하지 않고 대통령에 대해 적개심을 품는다면 그 파장을 어찌할 것인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법피아가 절대로 생길 수 없다. 판사, 검사를 했던 사람은 절대로 변호사가 될 수 없다. 어떤 정책이든 설득력이 있어야 성공한다. 세월호 참사를 유발시킨 유병언을 제거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정부가 호응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실효성 측면에서 보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하다. 적어도 공무원들이 대통령에 적개심까지는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안대희가 사회에 준 충격은 대단했다. 법조인들은 그를 부러워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법피아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5개월에 16억 원을 벌었다는 것은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는다.

 

안대희는 대법관 퇴직 후 1년간 변호사 개업을 못한다는 규정에 따랐지만 1년이 되자 곧바로 사무실을 열고 돈벌이를 시작했다. 일선 세무서나 국세청 직원들도 퇴직하자마자 곧바로 자신이 근무했던 세무서 정문앞에 세무회계사무소를 개업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법조인, 세무사 등은 봐주고 공무원만 손보겠다는 생각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지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 설명해야 할 것이다. ‘2년 동안 금지’, ‘3년 동안 금지’ '5동안' 금지‘가 아니라 일생동안 금지시키고 모든 종류의 전관예우를 없애겠다고 국민 앞에 선포해야한다 박대통령이 하는 일이 왜 모두 이 모양 이 꼴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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