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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조희팔 유병언의 공통점

 

칼럼

 

                           장길산, 조희팔, 유병언의 공통점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장길산은 조선 숙종 대에 산적 두목으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 실존 인물이다.그는 광대 출신으로 원래 활동 무대는 황해도였다. 그를 추종하는 무리가 워낙 많아 조정에서 큰 걱정거리로 여기다가 왕은 결국 신엽을 황해도 감사로 삼아 체포하도록 지시했다. 이때 신엽은 장길산의 부하 한 명을 잡아 그의 은신처를 알아냈지만 거기에 장길산이 없어 체포하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후 다른 곳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그곳에 갔지만 역시 장길산은 없었다. 이처럼 장길산은 부하들에게 엉터리 정보를 흘리도록 하고 자신은 엉뚱한 곳으로 은신하면서 도주했다.

 

1692년에 장길산은 황해도를 떠나 평안도 양덕(陽德)현 일대에서 활동하였다. 그런데 부하들을 시켜 황해도에 있다고 엉터리 정보를 흘리면서 관군이 황해도 일대를 수색하는 동안 장길산은 평안도에 은신하고 있었다. 조정에서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포도청 관헌들이 평안도 일대를 수색에 보았지만 장길산을 체포하는데 실패했다. 이 일로 양덕현 현감은 장길산을 체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파직되었다. 그후 몇 년이 흐른 뒤 장갈산이 다시 나타났다는 곳은 국경지역인 함경도 두만강 입구의 서수라(西水羅)였다. 하지만 서수라에서 활동하던 장길산은 이미 다른 곳으로 도주하여 잡히지 않았다.

 

작년 12월 9일, 서해안 태안에선 새벽어둠을 틈타 중국으로 밀항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4조원의 피해액수를 낳은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이다. 해경은 한 선주의 제보를 받고 공조수사를 펼쳤으나 어이없게도 조희팔을 밀항시켜 주는 꼴이 되었고 선주는 밀항,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되었다. 조희팔의 ‘다단계 법인은 알려진 것만 전국에 80여개로 피해액은 4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법인을 만들었고 법인의 대표이사들은 바지 사장들을 앉혔다.

 

또한 가장 중요한 전산실 요원과 임원들은 ’SMK‘라는 불법다단계의 사관학교에서 조희팔과 함께 했던 인물들이었다. 그는 경북 영천의 한 시골초등학교를 졸업했고, 부회장 등 주요 측근이 학교 동창이었다. 또 그의 형은 그에게 스승이었다. 그의 형은 불법 다단계 사기혐의 때문에 이미 3년 전 중국으로 밀항했는데 7년여 전부터 같은 조직에서 활동해 오며 사기 수법을 그대로 배웠다는 것이다. 밀항했을 때에도 양쪽 가방에 현금을 가득 싣고 다니며 재력을 과시했다는 조희팔, 결국 중국 밀항에 성공했다.

 

세월호 참사로 유병언이 도피한지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지금 검찰은 유병언을 체포하느냐 마느냐, 쫓고 쫓기는 대 추격전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유병언은 오리무중, 행방불명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유병언의 행각은, 전국에 걸쳐 총 4조원대의 사기 피해액, 4만여 명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2008년 말 중국으로 밀항한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행각과 너무도 비슷한 측면이 많다.

 

그런데 장길산, 조희팔, 유병언 이 세 사람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점이 있다. 첫째는 범죄의 규모가 커서 사회적 파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둘째는 측근들을 통해 엉터리 정보를 흘리면서 자신은 엉뚱한 곳에 은신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일부러 측근들을 몇 명 잡히도록 하여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게 한 후 정작 자신은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곳에 은신하면서 외국 도피를 노린다는 것이다. 장길산이나 조희팔처럼 유병언도 측근(구원파)들을 통해 엉터리 정보를 흘리면서 측근 몇 명을 잡히도록(자수처럼) 한 후 밀항할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지금 상황으로선 중국이든 러시아든 밀항하는 것만이 자신이 살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한국 대사가 유병언 처남이라고 하는 말도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러시아로 밀항이나 망명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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