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통일대박에 함정은 없는가?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3월 3일, 신라호텔에서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5회 안시안리더십콘퍼런스가 열렸다. 부시 전 대통령, 호주 전 총리, 일본, 싱가포르, 동독 전 총리, 석학들, CEO 들이 모였고, 박근혜 대통령이 개막식 축사를 했다. 3월 4일자, 조선일보는 장장 5개면에 걸쳐 이날 하루 발표됐던 주요 내용들을 소개했고 그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국제사회가 연대하여 북한 정권의 변화 이끌어야” “핵포기 빠를수록 통일 앞당겨져” “김정은이 통일이익 빨리 깨달아야” “통일 거부감 없애야” “북한 주민에 새 세상 알려 남북한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해야” 여기에서 가장 키 포인트가 되는 말은 부시 전 대통령이 했다는 “김정은이 통일이익 빨리 깨달아야”할 것이라는 것이다. 남과 북이 평화적인 통일을 하려면 북한 정권이 통일에 합의해야 한다.
북한정권이 통일에 동의하려면 북한 정권이 통일이 북한정권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 부시 전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러나 북한정권에 이익이 되는 통일은 오직 적화통일 하나뿐이다. 적화통일은 북한 주민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북한정권에는 멸망이 된다. 통일보다 수천만 분의 일 정도로 쉬운 것이 개혁 -개방이다. 개혁-개방은 북한주민에게는 이익이지만 북한정권에는 죽음이다. 이처럼 통일보다 훨씬 쉬운 개혁-개방도 북한정권에 죽음이 되기 때문에 절대 안 하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주민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정권이 아니라 주민들을 노예로 부려먹는 강패집단이다.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정권은 국민을 위하는 존재이지만, 북한정권이 생각하는 정권은 주민을 개나 말처럼 짐승다루 듯 마구 다루어야 생존할 수 있는 집단이다.
따라서 통일노력은 북한정권을 고립시켜 나가면서 북한주민을 상대로 전개해야 한다. ‘북한 주민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 남북한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일부 탈북단체들이 벌이고 있는 대북삐라, 대북방송 등 북한주민에게 북한정권이 얼마나 악랄한 집단이고, 세계인 모두가 누리는 자유를 북한주민만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북한정권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탈북자들의 대북삐라를 자제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가 통일에 대한 아무런 기초작업도 없이 통일대박을 들고 나와 국민을 호도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내세워 김정은 정권을 보호해주고,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를 견지하겠다 하고, 북한을 도와주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 의회 및 행정부는 기분이 상해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같은 연합국인데도 미국과 한국이 걷는 길이 적지 않게 어긋나 있는 것 같다. 현 단계에서 통일의 지름길은 오직 하나이다. 미국과 유엔과 발을 맞춰 김정은 집단을 지구상에서 소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노력을 다해 북한주민의 마음을 우리 마음으로 돌리는 일이다. 이산가족 재회는 북한 가족에게는 독약이다.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할려면 자신이 살고 싶은 남과 북 중에서 선택하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북한 정권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내보낼 대상자를 찾는 모양이다. 그래선지 강제로 납북한 고기잡이 어부들을 이산가족이라고 내세운다고 한다. 이런 행위는 전 세계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만행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아무런 문제도 삼지 않는 모양이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나온 북한가족들은 그 순간부터 고통일 것이다. 남한 가족이 준 선물이나 달러도 당간부에게 빼앗긴다는 말도 들린다. 또 상봉행사에 나오면 북한 가족들은 동네에서 손가락질 받고 남한 가족들로부터 받았을 남한동경 사상을 감시받아야 한다고 한다. 감시하기 귀찮으면 아예 수용소로 보낸다고 한다. 이런 고통을 남한에서는 아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인도주의라고 하고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북한당국이 협조한 인도주의 행사라고 말한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북한정권을 인도주의적 정부라고 띄워주는 것은 옳지 않다. 이산가족 상봉으로 남한과 북한이 달라지는 게 무엇인가? 지금 이산가족행사를 정례화 하기 위해 남과 북이 무슨협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