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사회를 혼란의 사회라고 한다. 무엇이 혼란 한가? 무질서가 많고 공직자의 부패가 많고, 불법, 탈법이 많고, 삿된 말과 행동이 많고, 비도덕적, 비윤리적이며 혼란이나 무질서는 불교의 대승적 차원에서 보면 정법(正法)의 체계성이 몰락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정법의 몰락은 참흑한 표현이 될지 모르지만 우리들이 정법(正法)이라고 전한 것이 사법(邪法)으로 전도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다면 현대의 인간은 법의 존엄성이나 어떤 질서를 파괴하면서 살아도 괜찮다는 말세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문을 하고 싶다.
도덕적인 문란은 미풍양속을 해침은 물론 경제적 혼란이나 성폭력 등 모리간상배의 투기심을 일으키고 있음이 오늘의 현실인 것이다. 이와같은 부조리한 사회 불평등의 의식구조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일들은 암적인 산물이라고 간과하기에는 너무나 큰 병폐가 우리들 인간의 마음 속에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병마를 스스로 치유할 깨달음의 용단을 내리지 않고는 사회의 정화(淨化)와 안정된 생활을 향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극도로 뻗어가는 개인주의 사상의 팽배에 의하여 이루어진 단말마적인 몸부림이다. <나>는 <나>로서만이 모든 것을 향유할 수 있다는 아집(我執)의 높은 성터를 마련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이 <나>란 것이 <나> 아닌 것과 참으로 무관하게 존재해서 살아가는 것인가? 우리들 인간은 <나>만이 아니라 <너>와 더불어 살고 함께 희노애락을 맛보며 사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것이 있을 때 그것이 있다. 이것이 일어날 때 그것이 일어난다’라는 연기의 진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사람, 악한 사람으로 구별지어 출생한 것은 아니다. 다만 불교 경전에서 보는 선악(善惡), 명암(明暗) 출실의 윤리적 계보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것을 보면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향하는 것과 밝은 곳에서 태어나 어두운 곳으로 빠지는 것과 또한 어두운 곳에서 태어났으나 밝은 곳으로 지향하는 삶의 의지, 끝으로 어두운 곳에서 태어났으므로 어두운 것만이 나의 길이라고 자포자기 하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밝은 길이란 가문 환경의 수승함을 뜻하고 어두운 길이란 비참하고 암담한 출생 성장의 환경을 말한다. 이것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생태적인 환경은 순화시킬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며, 윤리적 선행이 자기 극복의 길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윤리적 덕목 중에서도 국가 자도자의 윤리를 유난히 강조하였는데 위정자가 갖추어야 할 국가 지도자의 인격적 소양을 석가모니는 종성(棕姓)이 존재할 것, 대자재(大自在)를 가질 것. 성품이 포악하지 않을 것, 성냄이 없으며 은혜를 베품이 클 것. 정직한 충고를 받아들일 것. 선법(善法)을 선양하는 행사에 치중할 것, 차별을 판단하는 지혜를 가릴 것, 방탕과 방일과 비리(친인척의 부정 비리를 포함)를 일삼지 말 것 등이라 하였다.
이를 종합해 보면
# 국가 지도자는 만인이 존경하는 덕화가 있어야 한다.
# 권모술수를 쓰거나 강압의 무력을 쓰지 말고 참다운 올바른 법(正法)으로 다스리는 덕망의 영도력이 있어야 한다.
# 충신양사(忠臣良士)는 덕을 가져야 하고 국가 지도자가 아무리 선정을 베푼다 할지라도 훌륭한 보필자가 많아야 하는 것이다.
# 부국안민(富國安民)을 베푸는 덕을 갖추어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부국안민만이 주 목적이지만 위정자는 선천적인 복덕으로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안락하게 한다.
# 무적의 병력을 가져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국가의 안위를 위하여 막강한 군대를 가져야 한다. 병사가 국가 지도자를 신앙하지 않으면 군대가 강할 수 없다.
# 국위선양의 덕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부강하고 군대가 막강하여도 멸시를 받는 국가는 지도자의 덕화가 없는 까닭이다.
# 지모능인(智謀能仁)의 덕을 길러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지도체계를 확립하기 위하여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지략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 청심하여 무욕과 공평무사의 덕이 있어야 한다.
# 백성을 속이거나 백성을 속인다는 의심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 빈부의 격차나 세대간의 갈등이 없도록 다스려야 한다.
# 국가 지도자는 뛰어난 영도력으로 모든 국민을 일시동인(一視同仁)하게 다스려야 한다. 그리고 편당위주(偏黨爲主)의 악정을 삼가야 한다.
# 존친애인(尊親愛民)의 덕성을 길러야 한다. 또한 국민을 충신으로 사랑하고 거두어야 한다. 이와 같은 덕목을 가진 사람이 불교의 윤리적 국가 지도자라 하겠다. 대선을 앞두고 그런 국가 지도자가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