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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참 마음이 나요 생명인 것을

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지난달 23일 전남 장성 백암사 근처의 관광호텔에 백양사 문중 스님 8명이 모였다. 이튿날 열리는 백양사 방장 수산 스님의 49재(3월 7일 입적)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백양사 측에서 마련해 준 방에서 스님들은 도박을 했다. 1만원권과 5만원권이 오갔다. 일부 스님은 담배를 피웠고 술을 마셨다.

이 장면이 고스란히 몰래 카메라에 찍히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다. 신도들에게는 탐욕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라고 하면서 정작 스님은 탐욕을 버리고 못하고 마음을 비우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씁쓰레한 마음 금할 수가 없다. 산사에서 수행하는 승녀가 아니라면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 일반인이 아닌 스님이기 때문에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가 어렵게 됐다.

당사자인 스님은 아마 이런 행동이 행복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런 행동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행복은 어떻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어떤 사람은 운수가 있어야 한다느니 재수가 있어야 한다느니, 또 어떤 종교를 믿는 사람은 신이 돌봐 주어야 한다느니 여러 말이 있을 것이다. 운명이 행복을 만든다 해도 사람은 자신의 현 존재와 자기의 생활과 자기의 미래 그 모두가 운명의 손에 쥐어져 좌우되고 운명의 강물을 타고 흘러가는 것을 연상케 된다.

그러나 그런 사람도 운명에 자기와 모든 것을 내걸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두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잘 살아 볼려고 노력도 하고 어려운 역경도 이겨내면서 열심히 돈을 번다. 이런 과정에서 만나는 역경은 그것이 어딘가에 있을 어떤 심술꾸러기가 보내주는 선물인 거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본 사람들 속에 오히려 이러한 운명론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이다, 큰 재벌 부자는 하늘이 내려 준다고 하지만 작은 부자는 스스로 노력하고 외눈 팔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될 수 있다.

그러나 눈을 뜨고 깊이 살펴보면 자기를 둘러싼 행복과 불행의 환경이나 온갖 여려가지 곤경은 자기에 의하여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타고난 이 몸, 가진환경, 성장과정, 그 모두가 결정적 원인자는 나 자신의 깊은 마음에 자리잡은 자기 자신 뿐이다.

불경에 ‘인간 세계도 지옥 세계도 아름다운 행복의 구름으로 가득 싸인 하늘나라도 그 모두가 한마음일 뿐이요, 이 마음 밖에 다른 아무 것은 없다. (三界唯一心心外無別法)라고 하였다.

우리를 둘러싼 온갖 현상은 실제로 마음의 작용일 뿐이다.(萬法唯識)라 하였고 온 천지와 그 밖에 모두는 오직 마음에 지은 바이다.(一切唯心造)라고 하였다.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음에는 더러운 마음과 깨끗한 마음이 있다.

깨끗한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수해행가 더러운 마음을 가졌다면 그는 이미 수행자가 아니라 수행자란 가면을 쓰고 사는 더러운 인간에 불과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라는 것은 육신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지시하는 명렁체이다.

이런 명령체가 잘못되었다면 나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 보고 느낀 것, 들고 안 것, 만지고 분별했던 것, 맛보고 알았던 것, 그런 모두와 거기서 다시 생각한 것이 합해진 그림자가 바로 마음인 것이다.

마음은 빛이 나는 거울에 꽃이라는 물체가 비쳐질 때 꽃을 보고 아름답다, 붉다, 탐스럽다 하는 느낌이 담겨진 그림자인 것이다. 마음이라고 하는 마음은 이러한 보고 듣고 생각한 그림자이지 마음 자체는 아닌 것이다.

비유로 말하면 하늘에 검은 구름 흰구름, 안개, 비구름, 혹은 무지개를 형성하고 혹은 솜털처럼 피어난 솜구름이 되기도 할 때 그 하늘의 구름은 흰구름이든 무지개든 그것은 푸른 하늘에 걸려든 일시적인 현상이지 그것이 하늘 본래의 참 모습은 아닌 것이다.

하늘은 구름이 아니다. 오히려 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하늘 자제가 하늘이요 구름은 하늘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각이라든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란 것은 마음이 아니고 마음이 바로 우리인 것이다.

마음 자체 밖에 딴 것이 없다는 것은 하늘은 푸른 하늘이 원래의 제 모양이라는 말과 같다. 이 푸른 하늘과 같이 원래로 있어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능히 생각하고 보고 아는 그 주인공인 참 마음인 것이다. 마치 구름을 하늘로 알 때 하늘을 잘못 보는 것처럼 듣고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마음이라 한다면 그것은 참 마음이 아닌 것이다.

이 참 마음이 나요, 참 우리요, 참 생명인 것이다. 이것을 불가에서는 불심이라고 한다. 행복은 불심을 쓰는데서 이뤄진다. 불심없는 수행자는 스님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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