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둔도’는 이른바 위화도, 황금평, 고루자섬, 월량도 일대의 섬을 말한다. 이 섬들은 신의주와 중국 단둥 인근 압록강에 있는 섬들인데, 위화도는 요동정벌에 나섰던 이성계가 군대를 되돌려 조선을 창건한 동기가 된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섬이고, 황금평은 압록강이 홍수로 범람해 중국 땅에 가까운 북한 땅이다. 고루자섬도 중국 땅에 가깝지만 중국과 북한이 절반씩 나눈 섬이고, 월량도는 단둥과 교량으로 연결된 섬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하면 막연하게 압록강과 두만강을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으로 만 알고 있다. 이런 막연한 국경 개념이 중국,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인 영토 개념이 확립되어야 하겠다. 압록강과 두만강 안에는 408개나 되는 섬과 모래가 퇴적되어 형성된 모래섬이 있는데 이 가운데 북한이 280개, 중국이 187개, 러시아가 1개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 한 개가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소지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것은 물론 고등학교 지리 교과서 어디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고 학교에서 배운 적도 없다. 특히 정치인들조차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을 뿐 북방 어디에 어떤 섬들이 몇 개나 있는지는 정확하게 설정해 놓고 있지 않다. 정치인 누구도 여기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백두산 분활을 놓고 북한이 양보하여 훨씬 많은 면적이 중국으로 갔다는 주장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러시아와 북한이 국경선을 다시 결정하는 협상을 시작했다는 말도 들린다. 현재 북한이 1957년 러시아, 1962년 중국과 체결한 국경선은 매우 불안전한 국경선이다. 백두산 천지의 경우 북한이 55%, 중국이 45%를 차지하고 있지만 남북이 통일되면 중국이 어떤 자세로 나올지 의문이다. 중국이 자기네 지도마나 백두산 천지 호수안까지 국경선을 그려놓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 지도들은 백두산 천지가 공동소유 호수처럼 국경선을 표시하지 않아 중국이 백두산 천지는 모두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해도 대항할 힘이 없어 보인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북한은 국경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국경만큼은 비록 작은 섬이라도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작은 섬 하나 때문에 영토분쟁이 일어난 사례는 국제적으로 허다하다. 1907년 인도총독을 지낸 ‘조지 거즌’은 옥스퍼드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국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쟁이나 평화, 국민의 사활이라는 근대의 현안들이 그곳에 달려 있다. 가정의 안위가 국민 개개인의 최대 관심사이듯 국가간의확고한 경계는 국가 존립의 조건이다” 일본이 중국과 맺은 간도협약은 우리 땅을 중국에 넘겨주는 것을 뻔히 보고도 아무런 대항을 하지 못한 과거의 뼈아픈 일을 되풀이 말라고 경고 한다. 러시아가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고 나서는 ‘녹둔도’는 이순신 장군이 여진족의 침략에 대항하여 싸웠던 곳이며, 1860년 베이징 조약에서 청국이 러시아 땅으로 넘겨 이미 분쟁의 씨가 싹튼 지역이다. 여기에다 북한은 ‘녹둔도’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해 국경조약을 맺은 상태다. 100년전 일본이 간도를 중국에 넘긴 간도협약은 소유권자의 동의없이 매매한 부동산은 사기에 해당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한국 영토를 일본이 임의로 중국에게 넘긴 간도협약은 당연히 무효가 돼야 맞다. 2004년 국회는 ‘간도협약 무효 결의안’을 추진했지만 중국을 자극하면 안된다는 논리로 흐지부지됐다. 이런 국회의 태도라면 중국은 대한민국을 얏잡아 보고 이어도를 자국영토라고 주장할 법도 하다. 국경 문제는 단순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며, 쉽게 양보할 문제도 아니다. 남아메리카의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지만 해군이 있다. 1879년 칠레에 침공당해 해안선을 낀 영토 모두를 잃었지만 지금도 볼리비아의 한 호수에서는 5,000여 명의 해군들이 전투훈련을 하고 있다. 언젠가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일전을 각오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한반도 북방 영토에 대해 구체적인 실태 파악과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에 대한 연구와 빼앗긴 영토를 되찾는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영토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와 정치인들의 무관심으로는 우리의 영토를 제대로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영토야욕은 북한도 예외일 수가 없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