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정부에서 겨울철에 한시적이나마 유가를 인하해 주었지만 올해는 그런 혜택이 없어 노인들이나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특히 자동차를 생계수단으로 하는 화물차 업주들이나 영세 상인들은 더욱 살기가 어렵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 절약은 당연하지만 절약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포괄적인 문제가 아니라 석유시장을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기에너지,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수소에너지 등이 아무리 넘쳐나도 당장 석유에너지를 대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생산설비 등 모든 산업구조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시장을 안정시키지 않고서는 경제 살리기와 3만불 국민소득은 모두 공염불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석유시장에 대해 뚜렷한 정책을 추진한 것도 없어 보인다. 정부가 이러니 지방자치단체는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기름값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분노에 지쳐 파업 등 비명을 지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3사의 영업 이익은 3조 6천억원 정도로 SK 27%, GS 50%, S오일 17,6% 증가하여 떼돈을 벌었다고 한다. 이것은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특히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피눈물 같은 돈을 정유사가 챙겼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 기름값이 오를수록 국민들은 죽을 상인데도 정유회사는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점에 국민들은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도대체 정부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유류세를 낮춘다는 말도 철새처럼 멀리 날아가고... 그동안 중국 정부는 호주와 카자흐스탄 등 자원부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송유관을 건설했다. 아프리카에도 진출하여 석유 확보에도 나섰다. 또한 일본은 아랍계 원유시장 중동의 원유시장에서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휘발유 값은 우리나라에 비해 리터 당 400원 정도 싸다. 지금 세계는 석유와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의 석유시장을 놓고 송유관 건설 전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기존 북부 송유관을 대체할 수 있는 남부 노선 건설공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세계 7위의 석유 소비국인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올려서 팔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에서 비롯된 물가상승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 시점에서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부의 생활체감정책과 소비자의 생활지혜가 필요하다. 곡물이나 원자재에 대한 관세율을 과감하게 인하하고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생필품 수입단가를 공개하고 그 품목도 확대해야 한다. 기름값은 치솟고 있는데도 아직도 거리 곳곳에는 엔진을 켜 놓은 채 정차한 차들이 적지 않다. 또한 5분이상 공회전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차들도 꽤나 있다. 내 돈 주고 내 기름을 소비하는데 무슨 말을 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비싼 외화를 낭비한다는 생각쯤은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기름값 문제는 예사로 생각할 일이 아니라 국민의 생사가 달린 일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중대한 일을 경제논리나 시장원리에 맡겨둬서는 곤란하다. 석유제품 유통시장을 개선하고 국가의 에너지정책도 초고유가시대에 맞도록 전면 수정해야 한다. 적어도 석유와 같은 에너지만은 민간업자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관리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배럴당 200달러 이상도 오른다고 내다보고 에너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오르면 오른대로 비싸게 판다는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가정용 보일러 기름과 생계를 위한 자동차 유가는 깎아 주고 그 대신 고급승용차로 골프나 하려 다니는 차에 대해서는 유가를 더 받는 등 빈부를 차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