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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누구를 위하여 국회가 존재 하는가?

권우상(명리학자. 사회평론가)

 
이조 정종은 고려 때 주서(注書)를 지낸 길재(吉再)를 봉상박사 벼슬에 제수했지만 그는 사양했다.

그가 벼슬을 사양한 것은 고려 말기에 벼슬을 했고 성품이 청렴결백하고 누구보다도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벼슬을 사양한 길재는 고향인 충주 음성에 내려가 한평생 후학에 몸을 받쳤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후학에만 열정을 쏟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방원은 왕위에 오르자 이숙번을 보내어 관직에 나올 것은 권유했다.

왕명을 받고 길재의 집에 찾아 온 이숙번은 길재에게 왕명을 전하면서 ‘사람은 한번 태어나 죽으면 그만인데 살아 있는 동안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사는 것이 좋지 않는가’ 하고 말하자, 길재는 ‘부귀영화란 뜬 구름과 같고 권력도 무상한 것인데 비록 내가 빈곤하게 살아도 권력과 물질의 탐욕에 물들지 않고 후학을 가르치며 깨끗하고 마음 편히 사는데 이것보다 더 행복이 어디 있겠는가?’ 하면서 벼슬을 사양했다.

The boast heraldry the pomp of power.
And all that all that wealth e"er gave
Awaits slike th" inevitable hour
The paths of giory iead but to the grave
- Thomas Gray (1717 - 1777)
가문의 자랑이요 권력의 과시
절세의 미인들도 천하갑부도
한결같이 피치못할 시간을 기다리며
영광의 길을 가다보면 무덤이 있을 뿐.....

한평생 독신으로 살며 매우 고독했던 영국의 시인 ‘토마스 그레이’는 인생이 무엇인가를 누구보다고 잘 알고 있었다. 젊음도 돈도 권력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을 그는 아름다운 한 편의 시(詩)로 남겼다.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는 유능한 인재들이 모인다는 국회의원을 보면 이맛살이 찌푸러진다.

우리나라 국회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의원 수를 3분의 1정도로 줄여 100명으로 뽑아야 한다. 양보다 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은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5곳으로 나누고 특별시와 광역시는 국회의원 수와는 무관하게 하고 제주는 전라도 속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처럼 상원의원 선거처럼 의원수를 균등하게 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국회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회 일각에서 나온 적이 있었지만 정작 구조조정을 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입에도 담지 않았다. 자신의 눈에 묻은 티끌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은 커녕 오히려 국회의원 수를 늘이자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4년의 임기가 끝나고 선거 때가 되면 표를 얻어 다시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어 시장 골목을 누비면서 상인들을 끌어안고 신주단지처럼 모시겠으니 표를 달라고 애원을 하지만 당선만 되면 민생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당리당락을 위하거나 개인의 손익을 위해 싸우는 모습들이다.

조선을 창건은 이성계는 임종을 할 때 신하들이 유언을 묻자 ‘모든 것이 헛것이다. 모든 것이 헛것이다’ 라고 했다고 한다. 권력과 재물에 탐욕을 가진 사람에게는 인생이 무상하다는 말에 비웃음을 쏟을 것이지만 세월은 어김없이 죽음을 지참하고 당신 앞에 다가올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오늘따라 선비 길재와 영국의 시인 ‘토마스 그레이’가 생각나는 것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멱살을 잡고 폭언과 욕설로 싸우는 모습이 아름답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일까. 누구를 위하여 국회가 존재 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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