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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경영자의 네가지 유형

권우상(명리학자. 사회평론가)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모두 죽을 상이다. 이명박을 압도적인 지지로 새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진 이유는 경제가 구조적으로 허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기업의 생산의욕, 근로자의 근로의욕, 저축자의 저축의욕 등이 저하돼 총공급능력이 감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사분규(비정규직) 등으로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해지고 그에 따라 전반적인 수출이 크게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가 상승으로 수출을 해도 큰 이익이 없다. 물론 대기업들의 수출중심적인 경제구조도 여기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내수 경기 위축이다. 경제가 좋지 않아 수입이 적은 상태에서 소비를 늘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빈부의 양극화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도 그렇고 국민들 간의 격차도 그렇다.

한쪽에서는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한쪽에서는 골프여행 등 외국에 나가 돈을 펑펑 쓰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부분 이들은 뼈빠지게 일을 해서 돈을 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부동산 투기붐을 타고 한꺼번에 거머쥔 불로 소득이다. 그러니 돈을 물쓰듯 써도 아까운 줄을 모른다.

건전한 경제는 건전한 사회질서에서 비롯된다. 투기나 한탕주의는 건전한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암적인 존재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투기나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바둥거리며 한 푼 두 푼 저축을 하는 방법으로는 재산증식에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투기나 각가지 불법 또는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민생치안 문제와도 관계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돈 많은 부자가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정직하고 건전하게 돈을 벌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내부 거래는 중소기업의 목을 옥죄이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학으로 미래소비(futureconsumption)보다 현재소비(currentconsumption)가 더 매력적일 때 저축은 감소하고 과소비현상이 나타나지만 사람들의 기대 심리에 의해 과소비현상은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소득분배의 용인도(degree ofallowance)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제너널 일럭트릭사의 ‘잭 웰치’ 회장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의 유형을 네가지로 분류했다.

첫째는 경영자가 변화를 추구하면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 유형이요, 둘째는 변화를 강조하기는 하지만 주어진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는 유형이요, 셋째는 변화는 싫어하지만 목표만큼은 달성하는 유형이요, 넷째는 경영자가 변화도 거부하고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첫째 유형은 경영자가 이끄는 기업은 변혁의 시대에도 여전히 높은 성장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한 경영형태이다. 둘째 유형은 조직의 구성원으로 연명할 수 있을지 모르나 유능한 경영자는 아닐 것이다. 셋째 유형은 경영자가 맡고 있는 회사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양길을 걸을 것이다. 넷째 유형은 누가 보더라도 사양길에서 허덕이다가 도태될 것이다. ‘잭 웰치’ 회장은 첫째 유형만을 고수한다. 그것이 기업경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기업들은 어느 유형에 속할까? 그것은 바로 세 번째 유형이다. 변화를 거부하고 가치관은 취약하지만 눈에 잘 보이는 목표만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성한다. 하지만 꼭 달성할 수 있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데 문제가 있다.

지난날 멕시코는 경제위기를 맞자 경제부처를 관장하고 있던 팀을 무시하고 우직한 세 사람이 금융감독원에 기용됐다. 이들은 먹이사슬에 가담한 적이 없고 관행이란 것에도 익숙하지 않으며 오래된 유착이나 공조관계와도 무관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에서 상식대로 일을 추진했다.

그 결과 18개 은행중 10개 은행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거나 국내은행에 합병됐다. 예고없이 30여명의 감사팀을 대형은행에 투입해 경영정상화를 법과 원칙대로 점검했다. 이것이 바로 멕시코를 국가위기에서 탈출시킨 원동력이다. 한국의 경제관료나 기업인들이 잊어서는 안될 사례이다.

특히 한국의 공기업들은 소위 ‘낙하산 인사’라고 하여 정부 부처의 경제각료들이 정계 은퇴 후 안식처로 삼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금융감독원 출신은 대부분 은행 등 금융회사의 임원이나 사외 이사로 근무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나라의 이런 관행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한다. 최근저축은행 사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러한 낙하산 인사 시스템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시위대의 목소리에서 보았듯이 대기업은 더욱 번창하고 소상인은 살아가기 어려운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공정한 사회라는 에더벌룬만 띄워놓고 부자들에게만 더욱 살을 찌우고 있다. 부자들에 대한 감세정책도 그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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