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과학영농이 발달한 시대가 되었다 해도 옛 농경문화 시대에서부터 절후(節侯)를 기준하여 농사일을 해 왔던 선인들의 놀라운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옛적에는 오늘날처럼 기상과학이 발달하여 1년의 강우량과 일조량을 미리 예보하여 풍년과 흉년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과학이 발달한 시대도 아니였다. 그러나 선인들께서는 오직 정월달의 일진(日辰)만 봐도 금년에는 비가 많이 내릴 것인지 적게 내릴 것인지 미리 알고 또 벼꽃이 피는 기간이 길고 짧은 것까지도 미리 알고 있었으니 지금의 우리가 보기에는 실로 놀랍고 신비롭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새해가 되면 간혹 노인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올해는 용(龍)이 적어 흉년이 들겠으니 봇물관리를 잘 해야 되고 득신(得神)이 짧아 못자리를 일찍 하지 않으면 패농 한다고 젊은이들에게 알려주는 말을 들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득신(得神)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곡식이 성숙하는 기간의 장단(長短)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벼의 꽃피는 기간이 너무 길어도 이 때는 개화기(開花期)가 되어 풍해와 충해를 많이 받게 되며 꽃피는 기간이 너무 짧아도 일조량이 적어 결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므로 흉년이 들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지극히 합리적인 예지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1년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알아낼 수 있었던 방법은 만세력에 나와 있는 정월달의 일진(日辰)을 보고 당해년의 천기(天氣)를 예언했든 것인데 이는 정월 초하루의 일진으로부터 따져 맨 처음 첫 신일(辛日)이 닿는 일진까지를 센 날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정월 초하루날부터 6일째에 신(辛)이 닿으면 육득신일(六得辛日)이라 하고 8일째 신(辛)이 닿으면 8일득신(八日得辛)이라고 한 것이다. 신(辛)이란 역학으로 자의(字意)를 보면 금(金)의 뜻이고 신금(辛金)의 금(金)이란 곡식의 결실과 내용 물질을 단단하게 하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龍)이 몇 개인가 하는 것은 무슨 뜻일까? 득신(得辛)과 같이 정월 초하루부터 다음의 일진을 보아 첫 진일(辰日)이 되는 날까지를 세어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5일째에 진일(辰日)이 닿으면 5용(五龍) 또는 오룡치수(五龍治水)라 하고 8일째 진일이 닿으면 8용(八龍) 또는 팔용치수(八龍治水)라 하는데 용(龍)이 적으면 가뭄이 심하다고 본다. 1용이나 2용은 용(龍)이 적은 것이고 8용이나 9용은 용(龍)이 많아 비가 많다고 본다. 진(辰)은 오행상 토(土)가 되지만 진중계수(辰中癸水)가 있어 아주 습한 토(土)로 풀이 되면서 물기가 많아 질퍽질퍽한 토(土)가 된다. 또한 경전(耕田)이란 무엇인가? 경전(耕田)이란 것은 정월 초하루부터 다음 일진의 첫 축일(丑日)이 되는 날을 말한다. 이는 말의 등에 짐을 짊어진다는 뜻으로 오일(午日)이 되는 날짜가 멀면 멀수록 말 등에 실은 짐이 적다는 뜻이며 흉년을 의미하고 짧으면 짧을수록 말의 등에 짐이 자주 실린다는 뜻으로 풍년을 예고한 말이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참고로 하여 이해를 돕고자 2012년 임진년(壬辰年) 용띠 해의 정월 달 만세력을 보고 임진년의 농사 운기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용(龍)이 9용(九龍)으로 용이 많아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세운도 임진(壬辰)이 되어 지지(地支)의 진(辰)은 물기가 많은 습토라 비를 많이 만들기가 쉽게 되어 강우량이 많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2012년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진(辰)중에는 계수(癸水)인 물이 있어 강우량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2011년 올해는 어떤가? 신묘년에는 용(龍)이 너무 많아(16龍) 물이 범람할 것이다. 사실인즉 지금까지 온 강우량을 보면 중부지방에는 500미리가 넘고 앞으로도 너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6용(十六龍)이라면 엄청나게 비가 많이 내리게 된다. 따라서 농촌에서는 배수관리를 철저히 하고 병충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1년 신묘년 경전(耕田)은 정월 초하루 첫날이라 풍년이 들 것이다. 타부(佗負)란 정월 초하루날부터 다음 일진의 첫 오일(午日)이 되는 날을 말한다. 이는 말(馬)의 등에 짐이 자주 실린다는 뜻으로 풍년을 예고한 말이다. 2011년 타부(佗負)는 6일째가 드는 날이다. 이를 육마타부(六馬佗負)라고 한다. 2013년 계사년(癸巳年)도 10용치수(十龍治水)다.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릴것으로 예상되어 홍수 피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1년 득신(得辛)은 3일째가 되어 3일득신(三日得辛)이라 하고 2012년 득신(得辛)은 8일째 드는 날이라 8일득신(八日得辛)이라 한다. 이는 벼의 개화기가 길다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