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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국민 주머니 1,000원 털어 30원 주나

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최저임금현실화경남도민운동본부’는 23일 창원시 정우상가 앞에서 ‘최저임금 현실화 촉구 2차 천막농성’에 돌입했다고 오마이뉴스(6월 28일자)가 보도했다.

이 뉴스는 청소 노동자 출신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밝혔다. “아니 30원이 뭐야. 30원이.. 창피한 줄 알아야지, 설마 한나라당도 30원? 의원들끼리 사석에 앉으면 물가상승 수준은 돼야지 해요. 그럼 최저 임금위원회도 방문하고 말이야. 이번에도 아마 최악의 수준으로 결정될 것 같은데 이거원...” 그는 28일 오전 가장 먼저 국회 정론관을 찾았다. 그리고는 연단에서 마이크를 쥐자마자 성토하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최저 임금이 곧 결정됩니다. 경총이 처음에는 동결을 주장하더니 선심쓰듯 30원 인상안을 제시했습니다. 이거 너무 화가 나는 일 아닙니까? 국회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에서 KBS 수신료 1,000원 인상 강행 처리 하겠다고 난리인데... 국민 보기에 최저임금 1,000원 인상이 먼저 일까요 준조세(시청료)가 먼저일까요?...”

KBS 수신료는 1,000원 인상하면서 최저임금은 30원 인상하는데 대한 노동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노동자는 “실은 저도 출근길에 30원 입장을 들었습니다. 그 놈의 30원 소리를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왔습니다. 이것들이 지금 장난 치나?” 이 노동자 뿐만 아니라 많은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30원 인상 소식에 화가 난 모양이다.

1,500만 노동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인색하기 짝이 없다. 이런 수준이라면 올리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30원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 동네 슈퍼마킷에 가서 껌 한 통도 살 수 없는 액수다. 10원짜리 동전을 없애야 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판국에 30원이라니 해도 너무 한 것 같다. 이런 가운데 28일 오후 2시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KBS TV 수신료 1,000원 인상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분위기였고 민주당은 결사항전의 자세로 몸으로 막겠다고 하지만 강행 처리가 예상된다.

KBS TV 수신료는 전기요금 고지서에 붙어 나온다. KBS는 한 푼의 징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연간 2,200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경총이 선심쓰듯 30원 인상금액은 0.7%이다. 수신료 1,000원 인상 40%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국민 주머니에서 1,000원을 털어 30원을 주겠다는 모양이다. 경영계에서 주장하는 30원 인상에 맞서 노동계는 1,090원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가 608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뒤 28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43%가 편의점이나 PC방, 패스트투드점 같은 데서 시급을 받고 일했다. 시급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은 최저 임금인 4,320원 이상을 받은 학생은 34%에 불과 했고 나머지 66%는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았다.

심지어는 4,000원도 못받고 일한 학생들은 23%, 그 중 7%는 3,500원도 채 받지 못하고 일했다고 한다. 현실이 이런데도 최저임금 30원 인상은 개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일하는 빈곤이 계속 늘어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노동계의 요구대로 5,420원으로 1,000원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입장은 어떤가? 한나라당 안홍준 정책위부위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를 못해 봤다”고 하는 모양이다.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지만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당하고 그들이 다시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면서 최저임금에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는데 이런 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은 약 250여만 명이고 최저임금 조차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약 20%에 달하고 이 수치는 5명중 1명은 열악한 임금 환경에 놓여져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본의 최저임금은 얼마나 될까? 일본은 지역별 산업별로 임금이 차이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2010년도 일본의 최저임금(시급) 상황은 다음과 같다. 北海道(흑가이도) = 891엔, 靑森(아오모리) = 645엔, 東京(도쿄오) = 821엔, 大阪(오사카) = 770엔, 山口(야마구찌)= 681엔, 廣島(히로시마) = 704엔, 長岐(나가사키) = 642엔 등이다. 일본 전체지역 평균 금액은 687엔이다.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최저임금이 높다.

이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대도시는 물가가 비싸고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최저임금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각 지자체가 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법으로 정한 금액과 실제로 받는 금액은 차이가 있는데 법으로 정한 금액 이상을 받는다.

한국에서는 전국을 대상으로 일괄적인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4,320원 시골에서도 4,320원이다. 물론 한국의 대도시에서도 최저임금 보다 많은 금액을 주겠지만 법으로 정한 금액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다는 것이 일본과 다르다. 국민 주머니에서 1,000원을 털어 30원을 최저임금 인상액으로 주겠다는 모습으로 보여 웃음이 나온다. 이것이 공정한 사회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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