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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KBS ‘방만한 경영’ 수신료 인상은 안돼

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보도에 따르면 공영방송 KBS의 방만한 경영 실태가 감사원 결과 드러났다고 한다. 감사원은 19일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KBS가 그동안 방만한 경영을 해 왔으며 이에 따라 KBS 지역방송국 통폐합, 경영감독 강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권고하는 내용의 KBS 특별감사 결과 보고서를 확정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KBS의 25개 지역 방송국 가운데 강능 등 16개 방송국은 자체 프로그램 제작비율이 평균 1.1%에 지나지 않는 등 실적이 부진함에도 매년 운영비와 인건비가 증가해 경영에 부담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KBS의 지난해 말 현재 임직원 수는 5,136명으로 전체적으로는 지난 89년말 대비 3.7% 감소했으나 국장급은 41.7%, 부장급은 22.4% 각각 증가 하는 등 간부 직원 수는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장 및 부장급 전문직의 경우 정원 외 인원이 73명에 달했으며 이들에게 1인당 연평균 1억 3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2002년 특수한 용도에만 집행 가능한 예비비 109억원을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지난 99년 이후 3차례에 걸쳐 81억원을 근거 없이 특별 격려금 명목으로 유용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KBS의 방만한 경영 싵태가 또 다시 질타를 받았다.

13일 국회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광부)의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이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98년 이후 KBS PD의 숫자가 909명에서 2008년 10월 1일 기준 954명으로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으나 상위직급 PD의 인원수는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다큐멘타리 프로그램 6부작 <도자기>의 경우 총제작비가 12억 4천여 만원의 비용이 든 반면 해외 판매는 통 5개국 45,300달러(약 5천 600여 만원)로 투입 제작비에 비해 저조한 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방만한 경영 사례가 속속 드러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2월 1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수신료를 2,500원에서 3,500원으로 40%나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금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생활에 주름살만 늘어가고 있다. 전기, 수도, 가스 버스 등 공공 요금도 줄줄이 인상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수신료까지 40%나 인상한다는 것은 서민들의 목을 더욱 조이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현재 KBS는 이명박이 대선 후보 당시 언론 특별보좌관(비서격) 출신인 김인규가 KBS 사장이 되면서 공영방송이 아니라 관영방송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나팔수가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천안함 사건과 같이 의문점이 투성인 사안들을 취재해 놓고도 당시 사장이 보도를 못하게 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말도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언론의 존재 이유인 사실 확인, 사실 보도, 권력 비판의 기능이 아예 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로 인해 공정성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만든 준조세 성격의 KBS 수신료를 물가 인상폭을 뛰어넘어 40%나 인상하겠다는 건 말도 안되는 어이 없는 일이다.

수신료 인상을 놓고 갈팡질팡 하는 민주당의 모습이 가관이다.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수신료 인상안에 합의를 해줘 놓고 다시 실력 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23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내린 결정이다.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됐을 때 수신료 인상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루전 김진표 원내 대표의 28일 수신료 인상안 표결처리 합의를 전면 백지화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디어 오늘’은 6월 23일자 보도에서 민주당은 지난 3일 동안 수신료 인상 저지 - 표결처리 - 실력저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면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무엇보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 대표가 한나라당의 표결처리를 사실상 보장한 후 밝힌 수신료에 대한 입장을 보면 그가 과연 정권의 홍보도구가 되다시피 한 KBS의 실상과 수신료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같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김진표 원내 대표는 KBS 광고는 광고대로 그대로 유지해 주고 거기에 수신료까지 월 1,000원을 더 올려 주겠다고 합의해 준 것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런 합의를 해 준 것인지 모르겠다. KBS는 지금도 연간 430 - 690억원씩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그런 마당에 광고는 광고대로 그대로 두고 40%나 수신료를 인상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수신료 인상불가 입장을 발표하고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몸으로 막겠다고 나섰다. 과연 그렇게 할지 의문이다.

이미 명분을 잃은 민주당이다. 당장 ‘합의를 파기했다’며 반발하고 나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별 말이 없게 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자신들의 실수를 바로 잡고 이제라도 수신료 인상을 저지하자면 먼저 국민들에게 자신들이 황당했던 행보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수신료 인상을 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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