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저녁으로는 여전히 쌀쌀한 기운이 감돌지만, 교정은 아이들의 함성과 웃음소리로 활기차다. 학교전담경찰관(SPO)으로서 이 생동감을 마주할 때마다 대견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신학기의 설렘 이면에는 아이들의 관계 맺기에 따른 갈등과 학교폭력이라는 그림자가 늘 공존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아이들에게 사이버 공간은 스마트폰 속 가상 세계가 아니라, 오프라인보다 더 크고 생생한 ‘진짜 세상’이다. 24시간 연결된 그곳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따돌림과 디지털 성범죄, 그리고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언어폭력은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가해자에게는 가벼운 유희일지 몰라도, 피해자에게는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고통이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가상 세계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부모와의 진솔한 ‘소통’이다. 부모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도 건강하게 맺는 법이다. 가정에서 충분히 존중받고 대화해 본 경험이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문제들을 스스로 인식하고 지혜롭게 풀어내는 강력한 사회적 자신감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예방은 가정에서부터 규칙과 규범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에서 시작된다. 무엇보다 ‘내가 존중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과 ‘내 아이가 소중하듯 남의 아이도 누군가의 보물’이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심어줘야 한다. 상대의 아픔에 무감각하거나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는 언제든 범죄로 변질될 수 있다. 지켜야 할 선과 규칙이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성숙한 인간관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모 중학교 교장 선생님은 ‘아이를 화분의 화초처럼 키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셨다. 부모가 정원사가 되어 잡초를 뽑아주고, 물을 주고, 잎을 닦아주듯 모든 것을 대신 해주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가 스스로 갈등을 겪으며 내면이 여물어갈 기회를 빼앗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세상의 바람을 맞으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 즉 ‘견딜 수 있는 내면의 근육’을 길러주는 것이다.
신학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최신형 스마트폰이 아니라, 부모와의 따뜻한 눈맞춤이다. 아이가 비바람을 견디며 스스로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그 뿌리를 깊게 품어주는 너른 대지는 언제나 부모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