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들은 성격이 가장 고약한 새로 바우어새 수컷을 꼽는다. 수컷 바우어새는 화려한 장식품을 만드는 유일한 조류로 알려져 있다. 나뭇가지와 잎, 열매를 모아 형형색색의 집을 짓고 과일로 색을 칠한다.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치밀한 노력이다. 그 모습만 보면 자연의 예술가요, 최고의 로맨티스트다.
그러나 암컷이 짝이 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수컷은 폭군으로 돌변해 암컷을 괴롭히고, 새끼 양육은 모두 암컷의 몫으로 남긴 채 또 다른 짝을 찾아 떠난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공허하다. 결국 수컷 바우어새는 늘 외롭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선거 때는 달콤한 말과 화려한 공약으로 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막상 권한을 쥔 뒤 책임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리더십이 아니다. 약속은 사라지고, 책임은 희미해지며, 남는 것은 시민의 피로와 불신뿐이다. 방황과 무책임의 종착역에는 언제나 ‘허무’와 ‘후회’의 녹슨 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도시 역시 그렇다. 정치적 리더십이 부재하면 행정은 방향을 잃고, 배는 산으로 간다. 겉으로는 사업이 많아 보여도 중심 철학이 없다면 그것은 표류일 뿐이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민선9기 구미시장 후보에게 바란다.
구미시는 산업도시의 자존심을 지닌 곳이다. 그러나 산업구조 전환, 청년 인구 유출, 지역경제 침체라는 현실 앞에서 더 이상 장식용 공약으로는 버틸 수 없다.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십이다.
첫째,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결단력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한다.
셋째, 권한을 행사하기보다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리더십은 군림이 아니라 감당이다.
정치는 유혹이 아니라 약속의 이행이다.
수컷 바우어새처럼 화려한 장식으로 마음을 얻으려 하지 말고, 묵묵히 둥지를 지키는 책임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시민의 눈물과 한숨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배를 바로 세울 것인가, 산으로 끌고 갈 것인가.
그 선택은 후보자의 철학과 용기에 달려 있다.
41만 구미시민은 정치적 리더십과 덕을 갖춘 후보, 표리부동하지 않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