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구미시는 축제로 도시가 들썩인 한 해였다. 구미라면축제, 구미푸드페스티벌, 달달한 낭만야시장 등 특색 있는 지역 축제가 잇달아 대박을 터트리며 축제의 힘으로 도시이미지를 바꾸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침체된 회색도시의 반전 돌파구를 축제에서 찾다

‘공장만 있는 산업도시 구미에서 축제가 되겠냐?’라는 회의적 시각을 극복하고 구미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특성과 장점을 살린 축제가 연달아 성공을 거두고 있다.
민선8기 취임당시 ‘산업도시에 관광이 되겠냐?’는 회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낭만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낭만축제과와 관광인프라과를 신설·개편해, 축제를 통한 관광도시로의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그동안 ‘일만 하는 재미없는 도시’라는 이미지에서 이제 구미도 축제 하나로 ‘1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올해 구미라면축제는 전국에서 35만명이 다녀가는 등 역대 최다 방문객이 구미를 찾았다. 이제는 명실상부 구미 대표 시그니처 축제로 자리매김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관광객, 글로벌 유튜버 등 5천여명이 방문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서의 도약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러한 축제의 성공 이면에는 구미에 없는 것을 두고 불평하기보다는 구미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여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축제를 기획한 결과이다.
산업과 음식에 아이디어를 얻은 구미라면축제, 푸드페스티벌, 낭만야시장, 산업단지가 있는 젊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살린 벚꽃축제, 산단페스티벌, 힙합페스티벌 등 구미의 특징을 반영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면서 음식․문화․산업이 어우러진 구미만의 대표 축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존 구미가 가진 자산에 발상의 전환을 더한 축제들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회색도시에서 낭만문화 도시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는 데 커다란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구미시 축제의 시그니처, 라면축제의 성공 공식

특히, 라면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활용한 축제가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오직 구미에서만 가능한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있었다.
첫째, 구미 소재 농심공장에서 생산되는 ‘갓튀긴라면’이라는 독창적인 콘텐츠 기획력이다. 국내 신라면 생산의 75%를 담당하는 농심 구미공장을 기반으로 K-라면 중심지라는 도시 자산을 재해석하고 구미라면축제에서만 갓튀긴라면을 구매할 수 있다는 데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자랑하고 있다.
둘째, 접근성에 우선을 두고 구미역이 있는 도심 한복판으로 장소를 이전해 축제를 개최했다. 장소 마케팅 효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1회 낙동강체육공원에서 개최했을 때와 비교해 방문객이 23배나 증가(1회 1.5만명, 4회 35만명)하였고, 2025년 라면축제는 35만명이라는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하였다. 또한, 라면축제 기간동안 구미역은 많은 인파로 강남역을 방불케하며 대경선 이용객이 전주대비 200% 증가했고, 구미역을 찾은 방문객들은 쉽게 축제장을 찾을 수 있었다.
* 연도별 방문객 수 *괄호안은 전년대비
- ‘22년 1.5만명 ’23년 8만명(433%) ‘24년 17만명(112%) ’25년 35만명(106%)
* 열차 이용객 현황(11.7.~11.9.) *괄호안은 전주대비
- 구미역(전체) 7.6만명 대경선 3.4만명(200%), 간선열차 4.2만명(140%)

셋째, 무료행사에서 탈피해 상품의 품질과 가격을 정당하게 반영하는 시장 논리를 접목한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정된 업체에서 구미에서만 먹을 수 있는 라면요리를 판매한다.
그 외에도 축제기획단을 운영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등 끊임없는 고민을 거쳐 만들어 낸 결과이다.
라면이라는 단일 소재만으로도 대규모 방문객을 유치하고, 각종 신조어와 신드롬도 형성하는 등 구미시라는 도시브랜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효과가 있었다.
다른 축제들도 마찬가지다. ‘푸드페스티벌’이나 ‘낭만야시장’도 시청 복개천, 새마을중앙시장, 인동시장 등 도심 한복판에서 축제를 기획하자 20만명의 인파가 몰리며, 축제에 참여한 상인들과 인근 소상공인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2~3일간 열리는 축제지만, 참가한 지역업체들은 월 매출 수준의 수익을 올려‘13월의 보너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소상공인들에겐 인기다.
축제가 우리 지역에 남긴 것과 남은 과제

축제의 성공은 눈에 보이는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과 도시 분위기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산업도시 구미가 대형 프로젝트 유치로 다져온 역량과 자신감은 이제 문화․관광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며 도시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시민들은 축제로 하나가 되었고, ‘구미에서 관광이 될까?’라는 의구심은 ‘구미에서 이제 관광도 된다!’,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
‘100만 축제’라는 지역 축제의 성공과 자부심과는 별도로 구미시에 남겨진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지속적인 콘텐츠 보강으로 축제기간 뿐 아니라 평소에도 구미시를 찾을 수 있도록 코레일 관광열차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검토하고, 시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라면테마상설관’과 ‘라면테마거리’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금오산, 선산산림휴양타운, 박정희 생가 등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축제 기간의 체험 콘텐츠를 다채롭게 제공해 축제의 효과를 도시 전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호텔 등 숙박시설과 금오산 케이블카 등 연관 관광인프라 구축도 빼 놓을 수 없다. 아울러 로컬크리에이터, 지역 청년들과 머리를 맞대고 관광 굿즈 및 관광 상품을 개발해 구미시로 온 100만 방문객의 발길을 잡아 둘 기본적인 시설들과 콘텐츠를 확충해 연중 200만 관광객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미시에 더 쉽게 자주 찾아올 수 있는 연결성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다. 대경선 증편, KTX 구미역 정차 등 타 지역에서 구미로의 접근성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방문객이 방문할 수 있어, 향후 신공항 개항과 함께 500만 관광도시로의 도약도 가능할 것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축제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축제 콘텐츠를 더욱 보강하고,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며, 구미시가 100만 축제도시에 어울리는 도시 인프라를 차근차근 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