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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남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는 사회 - 수희찬탄(隨喜讚嘆)

글 -   현담 우규보

요즘 세상은 많은 사람이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 한다. '남보다' 빠르거나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대조보다 비교가 빠르고,
칭찬보다 비난에 익숙하다.
누가 더 앞섰는지, 누가 더 잘났는지가
하루의 화제가 되고,
상대의 기쁨은 곧 내 불안으로 번진다.
남의 행복을 보며 미소 짓던 마음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상대의 잘됨에 인색해진다.

 

그러나 남의 기쁨에 함께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다.
남의 성공을 질투하기보다 축복하고,
남의 선행을 냉소 대신 찬탄하는 마음.
그 마음 하나가 세상을 맑게 만든다.

 

불교에서는 이런 마음을 ‘수희찬탄(隨喜讚歎,功德)’이라 한다.
남의 선행을 보고 기뻐하고,
그 공덕을 내 일처럼 칭찬하는 마음이다.
이는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시기와 경쟁의 불길을 식히는 수행이며,
마음을 맑히는 지혜의 길이다.
타인의 행복을 보고 기뻐하고 축복해 주는 것만으로도
그 공덕이 함께 쌓인다고 한다.
남의 행복이 나의 기쁨이 될 때,
그 순간 우리는 이미 둘이 아닌 하나(不二)가 된다.

 

요즘처럼 상대를 헐뜯고 이기려 드는 세상에서
‘좋은 말 한마디’는 어쩌면 가장 큰 용기일지 모른다.
남의 말을 좋게 해주는 사람,
남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사람,
그는 이미 자신 안의 불만과 욕심을 이겨낸 사람이다.
칭찬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이다.

 

비난이 넘치는 사회일수록
찬탄의 말은 더 깊게 울림을 준다.
남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할 줄 아는 사회,
그 사회가 바로 성숙한 사회다.
남의 빛을 보고 질투하지 않고,
그 빛에 함께 따뜻해질 줄 아는 사회.
그런 세상이야말로 진정으로 ‘함께사는 사회’일 것이다.

 

수희찬탄
남을 높이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밝히는 일이다.
인색한 말보다 따뜻한 말로,
서로의 하루를 비추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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