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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權禹相) 칼럼 - 졍규전 보다 무서운 용간

권우상 칼럼

 

 

                           정규전보다 무서운 용간(用間)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용간(用間)이란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첩자를 부리는 것인데 현대에 와서는 월남의 패망을 들 수 있고 고대에서는 백제 개로왕 패전을 들 수 있다. 용간에는 항간(巷間), 내간(內間), 반간(反間), 사간(詐間), 생간(生間) 등 다섯가지 방도가 있는데 항간은 그 지역의 사람을 꾀어 이용하는 것이며, 내간은 적국의 관리를 꾀어 이용하는 것이며. 반간은 적의 간첩을 꾀어 역이용 하는 것이며, 사간은 거짓 정보를 아군의 첩자에게 흘려 적이 믿도록 하는 것이며, 생간은 적진에 들어가 일을 꾸며 놓고 되돌아 와서 보고 하는 것이다. 고구려 장수왕은 백제에 보낼 사람을 찾았는데 그때 선뜻 나선 사람은 승려 도림이었다. 도림은 장수왕에게 말했다. “소승이 원래 도는 알지 못하지만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옵니다. 원하옵건데 대왕께서 소인을 어리석은 자로 여기지 마시고 일을 시켜 주시면 신명을 다 바치겠사옵고 절대로 왕명을 욕되게 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장수왕은 도림(道林)을 대해 보니 적합한 인물임을 알고 도림을 첩자로 백제에 보냈다. 도림은 죄를 지어 도망해 온 척하고 백제에 잠입하여 개로왕에게 접근했다. 개로왕은 장기와 바둑을 매우 좋아했는데 도림은 바둑이 수준급이었다. 그래서 백제 한성 궁궐에 이르러 개로왕에게 글을 올려 말했다. “소승은 어려서부터 바둑을 배워 상당한 경지의 급수를 터득했사오니 대왕께 알려 드리고자 하옵니다이 말에 개로왕은 귀가 솔깃해졌다. 개로왕은 대국을 해보니 과연 도림의 바둑 실력은 국수급이었다. 개로왕은 이때부터 도림을 상객으로 대접하면서 아주 친근하게 대했다. 도림에 대한 개로왕의 총애가 아주 대단했다. 이렇듯 개로왕에게 절대적인 신임을 얻은 도림은 마침내 본색을 드러냈다. 개로왕에게 큰 토목 공사를 벌이도록 부추겨 백제의 국력을 송두리째 뽑아 낼 계획이었다. 도림은 개로왕에게 말했다. “소승은 다른 나라 사람인데 대왕께서 소승을 멀리 하지 않으시고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사옵니다. 하지만 소승은 바둑을 두는 한 가지 재주 말고는 보답할 것이 없고 아직도 털끝만한 이득도 대왕께 드린 적이 없사옵니다. 그래서 말씀 올릴려고 하오나 대왕의 뜻이 어떠하온지 알 수가 없사옵니다

 

 

말해 보시오. 만일 나라에 이롭다면 그것은 스님이 바라는 바가 아니겠오도림은 마침내 준비한 말들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대왕의 나라 백제는 사방이 모두 산, 언덕, , 바다이니 이는 천혜의 요새인지라 이 때문에 사방 이웃 나라들이 감히 엿볼 마음을 두지 못하고 오로지 받들어 섬기기를 원하고 있사옵니다. 그러하오니 대왕께서는 마땅히 숭고한 기세와 부유한 업적을 쌓아 그들을 놀라게 해야 할 것이옵니다.” “어떻게 업적을 쌓아야 좋겠소?” “성곽은 볼품이 없고 궁실은 수리도 되지 않았으며 선왕(비유왕)의 유골은 지금도 가매장 돼 있사옵니다. 게다가 백성들의 가옥은 홍수로 강물이 범람하여 가옥이 자주 허물어지니 이는 대왕께서 취할 바가 아니옵니다.”

 

 

 

도림의 말을 옳게 여긴 개로왕은 곧바로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벌였다. 백성들은 대거 징발되어 성을 쌓고 궁궐이며 누락 등 각종 건물을 조성했다. 또한 강가에서 큰 돌을 캐다가 관을 만들어 선왕의 유골을 장사한 후 큰 능을 만들고 홍수에 대비하여 사성 동쪽에서부터 숭산 북쪽까지 강을 따라 높은 제방을 쌓았다. 이렇게 대대적인 공사를 벌이자 백성들은 매일같이 부역에 시달려야 했고 병사들은 공사장에 동원되었다. 그 결과 국고는 텅텅 비었고 백성들은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군대는 피로에 지쳤다.

 

 

 

이때다 싶어 도림은 고구려로 달아나 장수왕에게 백제 한성의 실태를 보고했다. 장수왕은 마침에 3만의 병력을 동원하여 백제 침공에 나섰다. 개로왕은 고구려의 공격이 시작되자 백제 병력만으로는 막아낼 수 없어 신라에 사신을 보내 원군을 요청했으나 신라군이 출병하기 전에 백제는 7일만에 패하고 고구려군은 개로왕을 생포했다. 개로왕은 도림에게 속은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죽음을 맞았다.

 

 

 

손자병법에서 말하기를 전쟁을 하기전에 도(), (), (), 장수(將帥), () 다섯가지로 아군과 적군을 비교하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도()란 백성들이 임금의 뜻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고, ()이란 자연 현상을 헤아리는 것이며, ()란 지형을 연구하는 것이며, 장수란 지혜, 신의, 인자, 엄정의 다섯가지 덕목을 갖춘 장수를 뜻한다. 과거 월남전에서 월맹의 수장 레툭토가 구사한 것은 항간과 내간이었고, 북한도 용간(간첩을 부림)으로 적화통일을 노리고 있어 각별한 경계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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