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삼재 무용론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필자는 삼재(三災)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한다. 실제로 간명(看命)할 때도 삼재는 전연 보지 않는다. 아마 제대로 명리학을 공부한 분이라면 누구나 삼재 무용론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오늘날에도 삼재를 주장하는 분이 있어 이에 대해 확실하게 해명하고자 한다. 삼재(三災)는 申子辰(신자진 : 원숭이띠. 쥐띠. 용띠) 년(年)에 태어난 사람은 ◆ 寅卯辰(인묘진 범띠. 토끼띠. 용띠)의 3년간이 삼재에 해당되며, 寅午戌(인오술 : 범띠. 말띠. 개띠) 년에 태어난 사람은 ◆ 申酉戌(신유술 : 원숭이띠. 닭띠. 개띠)의 3년간이 삼재에 해당되며, 巳酉丑(사유축 : 뱀띠. 닭띠. 소띠) 년에 태어난 사람은 ◆ 亥子丑(해자축 : 돼지띠. 쥐띠, 소띠)의 3년간이 삼재에 해당되며, 亥卯未(해묘미 : 돼지띠. 토끼띠. 양띠) 년에 태어난 사람은 ◆ 巳午未(사오미 : 뱀띠. 말띠. 양띠)의 3년간 삼재(三災)에 해당 된다는 것이다.
삼재년(三災年)이 되면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거나 부적(符籍)을 몸에 지니기도 한다. 이런 일을 부추기면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삼재(三災)는 명리학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신살(神殺)이다. 그런데 일부 무술인이나 역술인은 삼재를 내세워 은근히 겁을 주어 부적을 쓰게 하는 경우가 있다. 부적을 사용한다고 해서 자신의 소원이 성취된다면 자신은 하지 않고 왜 남에게 하라고 하는가? 중환자가 약(藥)이나 의사에게 치료를 하지 않고 부적으로 완치된다면 이 세상에서 의사와 약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지만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또는 사업 번창을 위해 부적을 몸에 간직하거나 방문 입구에 붙이기도 한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이러한 미신적, 비과학적 방법으로 소원을 바라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
인간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삼재를 믿는 것도 이러한 속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신년 운세를 보면서 은근히 삼재(三災)라 액땜을 해야 한다면서 부적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으니 현흑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일 삼재를 적용한다면 대한민국 5천만 명 국민 중에서 해마다 3분의 1인 1천6백여만 명이 삼재로 재앙을 당하거나 고통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이치에 맞는 말인지 여러분은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렇다면 이런 三災(삼재)가 어디서 나왔을까? 명리학에서는 三合(삼합)과 방합(방합)이란 3개의 地支(지지 : 띠)가 모이면 다음과 같이 하나의 오행(五行)으로 변한다.
◆ 申子辰(신자진 : 金. 水. 土) = 金(금) ◆ 寅卯辰(인묘진 : 木. 木. 土) = 木(목) ◆ 寅午戌(인오술 : 木. 火. 土) = 火(화) ◆申酉戌(신유술 : 金. 金. 土) = 金(금) ◆ 巳酉丑(사유축 : 火. 金. 土) = 金(금) ◆亥子丑(해자축 : 水. 水. 土) = 水(수) ◆ 亥卯未(해묘미 : 水. 木. 土) = 木(목) ◆巳午未(사오미 : 火. 火. 土) = 火(화)이다.
이처럼 사주 명리학의 삼합(三合)과 방합(方合)을 가지고 三災(삼재)라고 하면서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일부 역술인이나 점쟁이가 있을지 모르니 현흑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일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그건 삼재(三災) 때문이 아니라 대운(大運). 년운(年運) 월운(月運) 등이 四柱(사주)의 지지(地支)와 刑(형). 沖(충). 破(파). 害(해)가 되기 때문이다. 刑(형)을 만나면 형벌, 감금, 납치, 구속 등을 당하고 沖(충)을 만나면 재산손실. 사기. 도난. 관재구설. 질병 등 건강에 문재가 발생하거나 교통사고 등이 발생한다. 따라서 삼재(三災)에 대해서는 마음에 담아 두지 말기를 바란다. 마음에 담아두면 오히려 병이 생길 수 있다.
“부귀를 지혜의 힘으로 얻을 수 있다면 공자께서는 벌써 제후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천명(天命)을 모르고 공연히 마음만 괴롭히며 밤잠을 못자고 고민한다”는 중국의 경양시의 한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