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오십 두 번째회 (52)

  • 등록 2016.12.17 19: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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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오십 두 번째회 (52)

 

봉이 김선달

 

 

으음.. 그러면 그렇지...”

드디어 봉이 김선달의 머리에서 묘책妙策이 번쩍 떠올랐다.

이 봉이 김선달이가 굶을 리가 있겠는가... ”

봉이 김선달은 커다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날아갈 듯 웅덩이로 달려 갔다. 산 계속에서 옥류같이 맑은 물이 흘러 내려 모인 웅덩이는 가만히 서서 들여다 보면 수정알처럼 저 밑바닥까지 훤히 보였다. 봉이 김선달은 우선 목욕부터 할 생각으로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 들었다.

어허. 시원하다... 시원하니 똥구멍까지 간질간질 하구나... 이제야 살것 같다 ! 어유 시원해... ”

어릴 때부터 대동강大洞江에서 잔뼈가 굵은 봉이 김선달이라 수영에도 익숙해서 이리저리 개구리 헤엄으로 팔다리를 움직여 가며 물속을 헤엄쳐 다니는 동안 목마름도 배고픔도 씻은 듯이 사라져 버렸다.

더운 여름날에는 뭐니 뭐니 해도 물속이 제일이야! ”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은 물속에서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뜨거운 햇볕이 마치 송곳처럼 찌르듯이 퍼붓고 있었지만 물속은 그저 시원하기만 했다.

어허.. 이대로 한 숨 잤으면 좋겠다! ”

봉이 김선달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의 귓전에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던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분명히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였다.

이크! 이제야 살 길이 생겼구나!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러면 그렇지... ”

봉이 김선달은 이렇게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물에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일부러 헤엄을 치지 못하는 사람처럼 물 속으로 고개가 들어 갔다 나왔다 하자 영판 물에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드디어 고갯길을 올라오던 나그네의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졌다. 나이는 마흔 대 여섯 정도 되었을까 차림새를 보니 돈푼이나 있어 보이는 점잖은 나그네였다. 나그네는 웅덩이에 사람이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도 모르고 흐르는 땀을 씻어가면서 비탈 길을 올라 오다가 돌연 첨벙거리는 물소리를 듣고서야 발길을 멈추었다.

“ .........? ........? ”

나그네는 두 눈을 휘둥거렸다. 나그네가 보기에는 분명히 한 사나이가 웅덩이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물 위로 들락날락 하는 모습이 이제는 지쳐서 영 물속으로 가라 앉고 말 것만 같아 보였다. 나그네는 급히 옷을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첨벙 뛰어 들었다. 낯선 나그네의 부축으로 웅덩이 밖으로 끌려 나온 봉이 김선달은 사지四肢를 쭉 뻗고 누워 버렸다. 두 사나이가 똑 같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였지만 부끄러움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 나그네는 봉이 김선달의 사지四肢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의식을 잃고 있던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의 몸둥아리가 꿈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보시오! 정신 차리시오

“.............”

그러나 아직도 정신이 덜 깼는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여보시오 ! 정신 좀 차리란 말이오

나그네는 힘껏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의 몸을 흔들었다.

으응... !.. ”

여보시오! 정신이 드오? ”

. 이곳이 어디옵니까? ”

봉이 김선달은 나그네를 쳐다보며 겨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빠진 웅덩이지 어디겠소

혹시 저승이 아니옵니까 ? ”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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