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사십 한 번째회 (41)

  • 등록 2016.11.13 15:39:43
크게보기

 

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사십 한 번째회 (41)

 

 

봉이 김선달

 

 

 

오달평의 아내는 일부러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김선달金先達이가 주막집 오달평을 찾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선달은 목구멍이 말라 술 생각이 나면 불쑥 찾아오곤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공짜로 술을 얻어 마시는 법은 없었다. 반드시 내기 바둑이나 장기를 두자고 해서 정당한 명분을 내세워 놓고 점잖게 술을 마신 후 유유히 사라지는 김선달金先達의 수완을 오달평 아내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그러니 미리 방어선을 쳐 놓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요 ? 허허.. 거 밤새 안녕하시냐더니 어제까지만 해도 갓 잡아 놓은 생선처럼 펄펄하던 사람이 갑자기 병이라니 이거 마침 잘 왔구만.. 친구지간에 문병도 하지 않고 그냥 갈수야 있나? ”

봉이 김선달의 말을 들은 오달평 아내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혹을 뗄려다가 오히려 혹을 붙인 꼴이었다. 김선달을 따돌릴려고 꾸민 거짓말이 이제야 탄로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아픈 사람을 문병問病한다는데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

그러나 봉이 김선달은 속으로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오달평 아내의 잔꾀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술은 옳게 얻어 먹게 됐구나! )

그렇게 생각하고는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은 침을 꿀꺽 삼켰다.

“ ........................”

잠시동안 무엇인가를 궁리하고 있던 오달평의 아내는 난처한 얼굴로 김선달의 얼굴을 살펴보다가 입을 열었다.

말씀은 고마우신데 지금 석쇠 아범은 막 잠이 들어 계시답니다. 뭐 그리 대단한 병도 아니니 문병까지야 하실 게 있어요. . 따끈한 술이나 한잔 드셔요

( . 진작 그렇게 나올 것이지... )

봉이 김선달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오달평의 아내는 공짜로 주는 술이라 아까운 생각이 간절했지만 자신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김선달의 입을 막아야만 했다.

. 잠이 들었다면 별 수 없지... 그러나 속히 나으셔야지.. 에헴 ! ”

봉이 김선달은 짐짓 못이기는 척 하고 오달평의 아내가 따라주는 막걸리로 얼큰하게 해장을 하고 나자 기분이 한결 좋아져 넌지시 오달평의 아내를 불렀다.

이봐요 석쇠 엄마! ”

? ”

또 무슨 말인가 하고 가슴이 철렁해지며 오달평의 아내는 힘 없이 코 대답을 했다.

실은 오늘은 석쇠 엄마와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어서 왔소. 어디 한번 의논해 봅시다

술기운이 거나하게 돌기 시작하는 김선달은 간밤에 곰곰이 생각한 것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무슨 상의를 하실 게 있으셔요? ”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런 상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평양 선교리에서는 능라도 주막집의 석쇠 엄마 밖에 없구려. 그래 내 곰곰이 생각한 끝에 이처럼 찾아온 것이오

아니 무슨 상의가 그리도 중요해요? ”

석쇠 엄마! 지금이 한창 춘삼월 봄이 아니오? 얼었던 대동강 물도 벌써 풀리구... ”

봉이鳳伊 김선달金先達이 정색을 하면서 묻자 오달평의 아내는

그야 꽃이 피었으니 봄이지요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 저작권자 © 구미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구미일보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PC버전으로 보기

사업장주소 : 경북 구미시 상사동로 167-1, 107호(사곡동) Fax. (054)975-8523 | H.P 010-3431-7713 | E-mail : kgnews@hanmail.net 발행인 : 이안성 | 편집인 : 이안성 | 청소년 보호책임자 :김창섭 | 등록번호 : 경북 아 00052 | 신문등록일 : 2007년 8월 7일 Copyright ⓒ 2009 구미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