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스물 아홉 번째회 (29)

  • 등록 2016.10.11 20: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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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스물 아홉 번째회 (29)

 

 

봉이 김선달

 

 

 

선비들은 이렇게 수군거리고는 즉시 김선달을 불렀다.

여보시오! 선달님! ”

한 선비가 부르는 소리에 김선달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힐끔 돌아 보았다.

왜 그러시우? ”

계속 이렇게 걷기만 하는 것도 심심한 일이니 우리 내기나 한번 합시다! ”

내기라는 말에 구미가 당긴 봉이 김선달은 두 눈을 크게 부릅뜨고 맞장구를 쳤다.

내기라? 허허.. 그것 참 좋은 생각이오. 그런데 무슨 내기를 하잔 것이오? ”

( . 네가 아무리 이름을 날리고 팔도강산을 누비가 다니는 봉이 김선달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내기에서만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을 걸.....)

이렇게 생각하면서 선비는 입을 열었다.

선달님! 지금 저기 예쁜 처녀가 물을 긷고 있는 게 보이오? ”

선비들 눈에 보인다면 내 눈에 안보일 리가 없지. 그런데 저 처녀는 왜요? ”

봉이 김선달의 눈이 더욱 커졌다.

저 아가씨의 은밀한 곳을 우리에게 보여 줄 수 있겠소? ”

은밀한 곳이라면 어딜 말하는 것이오? ”

은밀한 곳이라고 하면 척 알아야지 ... ”

보문陰門을 말하는구만... ”

그렇소

허허.. 점잖은 선비 양반들께서 그게 무슨 망측한 소리요. 아가씨의 은밀한 곳을 보여 달라니 ? 이거야 원 큰 일 날 소리를 하는구만 ...”

봉이 김선달은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

여보 선달님! 이런 내기에는 양반 선비가 따로 없습니다. 그저 선달님의 머리잘 굴리는 재주를 한번 보자는 것이지요. 저 처녀가 가버리기 전에 어서 마음을 정하시오

정말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었다. 어두운 밤이라도 어려운 일인데 환한 대낮에 무슨 재주로 저 예쁜 처녀의 은밀한 곳을 이 선비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단 말인가?

... ”

봉이 김선달의 얼굴에는 난처한 빛이 떠올랐다.

자신이 없으면 그만 두시오

기가 막혀서 눈만 껌벅거리며 한참동안 처녀의 거동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봉이 김선달에게 선비들은 재촉인지 공갈일지 입을 삐죽이며 빈정거렸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는 것이겠지요. 아니 그렇소 선달님 ? ”

여보시오! 내가 저 처녀의 은밀한 곳을 당신들한테 보여 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겠소? ”

봉이 김선달의 얼굴은 어떤 결심의 빛이 떠올라 있었다.

그야 선달님이 요구하는 대로 해 드리리다 ! ”

그게 정말이오 ? ”

아따 이 양반이... 대장부는 일구이언一口二言을 하지 않는 법이오

기고만장氣高萬丈한 선비들은 김선달金先達이 망신 당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속으로 비웃었다.

봉이 김선달은 결심이 선듯

좋소이다! 그럼 돈 내기를 합시다 !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돈 백냥 정도는 있을 터이니 내 많은 돈은 바라지 않으니 백 냥만 내기를 합시다! ”

백 냥이라... 그렇게 합시다

 

<계속>

 

권우상 기자 kg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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