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두 번째회 <2>

  • 등록 2016.09.02 15: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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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해학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두 번째회 <2>

 

  봉이 김선달

 

 

 

닭 주인은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대답했다.

정말 보기는 잘 보았소. 저건 닭이 아니라 봉황새요 ! ”

과연 봉이로구만... 내가 보기는 잘 보았구만... 진짜 봉이지요? ”

앗따 두 번 말하면 잔소리지요. 봉이면 봉이지 봉에도 진짜 가짜가 있단 말이오? 봉이 틀림 없다니까 안심하고 사시오 ! ”

 

 

처음에는 약간 얼떨떨하게 주저하던 닭 주인은 이 무식한 촌놈을 속인다고 별 탈이야 있겠느냐 싶어 음흉한 생각이 나서 한 술 더 떴다.

허어. 내가 어젯밤에 꿈을 꾸었는데 꿈이 맞았소이다. 꿈에 내가 어느 산길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오색이 찬란한 새 한 마리가 내 어깨에 와서 앉는 꿈을 꾸었는데 오늘 이 닭전에 와서 희귀한 봉황새를 보려고 그런 꿈을 꾼 모양이오. 여보시오 ! 저 봉을 팔지 않겠소 ? ”

아 그야 팔려고 가져 왔는데 안팔 리가 있소. 살려면 사시오

 

 

 

닭 주인도 속셈이 있어 얼굴에 웃음을 흘리며 바가지를 씌울 생각을 했다.

( 흥 오늘은 재수가 좋은가 보다. 웬 촌놈이 하나 걸려 들었으니.. 에라 모르겠다. 이왕 봉이라고 했으니 끝까지 봉이라고 우겨 값이나 많이 부르자

얼마 받겠소? ”

나야 헐값일수록 좋소이다. 닭 주인이 먼저 말해 보시오? ”

 

 

 

김선달金先達은 슬쩍 닭장사의 마음을 떠 보았다.

글쎄 그것도 좋은 말씀이오. 장닭 한 마리에 한 냥씩 하니까 손님께서 저 봉을 꼭 사고 싶거든 열 냥만 내시구려

열 냥이라.. 그 좀 과한 것 같은데... 그 밑으로는 안 되겠소? ”

봉이 어디 흔한가요? 정 그렇다면 일곱 냥으로 해주겠소

일곱 냥이라 으음.. ”

김선달金先達은 고개를 끄덕이며 할 수 없다는 듯이 주머니에서 엽전 일곱 냥을 꺼내 닭 장사에게 주었다.

 

 

 

봉을 꺼내 주시오

김선달은 봉 아닌 닭을 봉이라고 일곱 냥을 주고 사서 그 길로 바로 관가官家를 향해 발길을 옮겨 놓았다.

. 네 놈이 내 올가미에 걸렸으니 어디 한번 두고 보자 ! 남의 돈은 몰라도 이 선달先達이 돈만은 공짜로 삼키지는 못할테니까... 으흠... ”

김선달金先達은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는 헛기침을 하고 나서 걷는 동안 어느새 관가 앞에 이르렀다.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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