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첫 번째회 <1>

  • 등록 2016.09.01 10: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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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해학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첫 번째회 <1>

 

     봉이 김선달

 

 

 

                                                        1

                                         머리 잘 굴리는 재사才士

                                               (1)

 

 

 

따뜻한 봄 어느날, 방안에 누워있던 김선달金先達(이름은 金仁鴻)은 오늘이 장날이라는 생각이 문득 머리에 떠올라 바람이라도 쏘일까 하고 일어나 어슬렁 어슬렁 장터로 나왔다.

오늘은 무슨 일로 재미를 보누? ”

하루 해가 지고 나면 괜시리 마음이 허전해지는 김선달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골몰하다가 갑자기 들리는 처량한 닭울음 소리에 문득 고개를 치켜들자 길 옆에 길게 늘어서 있는 닭전 앞을 지나고 있었다.

 

 

닭 구경이나 해 볼까

김선달金先達은 그런 생각을 하며 닭장 속 좁은 공간에 갇힌 닭들을 기웃거리다가 어느 한 곳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으음. 저 닭은 살이 통통하게 올랐구나 가만있자.. 이 녀석하고 오늘 인연이 있을지 모르겠구만.......”

열 마리가 넘는 닭 중에서 유별나게 크고 색깔이 울긋불긋하게 꿩처럼 호화 찬란한 닭을 보자 김선달金先達의 머리에는 기발奇拔한 생각이 떠 올랐다. 기발한 생각치고는 야비野卑하다고 할까 좀 치사恥事한 그런 생각이었다.

으음. 그렇지... ! ”

김선달金先達은 고개를 번쩍 들고 닭 주인을 불렀다.

여보시오 주인장! ”

 

 

마침 주인은 목이 말라서인지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느라 대답이 제빨이 나오지 않아 눈만 주인을 부르는 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단숨에 막걸리 한 사발을 쭉 들이킨 주인은 그제야 목줄기가 트이는지

왜 그러우? ”

하며 대답을 했다. 김선달 앞에 마흔 살이 약간 넘어 보이는 장돌뱅이가 나왔다.

조금전에 닭장 안에 희얀한 닭을 보았는데.. 여보시오 ! 저기 저 닭은 보통 닭이 아니라 혹시 봉이 아니오 ? ”

이란 봉황새를 말하는데 전설속에 나오는 새였다.

봉이요? ”

그 소리를 들은 닭 주인은 갑자기 눈을 둥그렇게 뜨고는 김선달을 바라보았다.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봉인데 어디 주인장의 말을 한번 들어 봅시다

김선달은 일부러 모른척 시치미를 떼고 그렇게 말하는 모양이 정말 봉황鳳凰이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 같았다.

( 으음. 내가 저 닭을 봉이라고 해도 손해 볼 것은 없는 일이 아니냐? )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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