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9부 육십 일곱 번째회 (67)
나를 살려준 남자
강미순 = (흐느끼며) 내가 남자를 죽였어. 성관계를 하면서 내가 칼로 그 남자를 죽였어 ...(사이) 나는 매춘부야. 내가 이런 모습으 로 사느니 보다 차라리 감방에 들어가 사는 것이 편할 것 같이 범행을 저질렀어. 여기서 진빚을 갚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한발 자국도 벗어 날 수 없고 이 매춘 소굴에서 짐 승처럼 남자들의 성노리개로 살아야 해.. 그런 생각에 그만 이렇게 됐어.. 나 같은 매춘부가 여길 탈출 하자면 이런 방 법 밖에 없다고 판단했어.. 내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성 매매는 절대로 합법화가 되지 않아... 이렇게 너희들 곁을 나 혼자 떠나게 돼서 미안하다만 이번 기회에 너희들도 이 매 춘 소굴에서 벗어나도록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 하기 바란다. 그리고 짊어진 빗도 탕감받고 홀가분한 마음으 로 부모형제 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개인빚도 갚아주는 나라야. 그런데 억울하게 짊어진 우리의 빚은 왜 안 갚아주는지 모르겠다. 이건 법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자 나.. 여긴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짐승이 갇혀 있는 동굴 이라구..(크게 엉엉 울며) 강미순, 경찰에 연행되어 무대 죄수 로 퇴장하는데 경찰 3명이 들어와 강미순, 오봉자, 배춘자와 함께 방안에 있던 성매수 남자 3명을 연행하려고 하자 무대 는 더욱 소란스러워진다. 매춘부들이 저항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경찰에 끌려가면서 서서히 암전되었다가 다시 무대가 서서히 밝아지면 나는 무대에 나가 <사랑님>을 부르자 무 용수들도 춤을 추었다.
몇
굽이 돌고 돌아 사랑님을 보았을까
새벽안개 이슬 되어 알알이 맺혔구나
한올한올 타는 가슴 어디에 둘까
그리운 맘 사랑에 젖네
아 아아 아 아 아아 아
안타까운 내 님이여
저 구름에 몸을 실어 둥실둥실 띄워볼까
저 바람은 내 맘 알까
먹물 같은 이 내 심정 사랑님은 아시려나.
우리 님은 아시려나
나는 접속곡으로 <수은등>을 불렀다. 무용수들도 춤을 추었다.
어스름 저녁길에 하나 둘
수은등 꽃이 피며는
그대와 단둘이서 거닐던
이 길을 서성입니다
수은등 은은한 빛 변함 없어도
당신은 변했구려 보이질 않네
아~~~ 수은등 불빛아래
이 발길은 떠날 줄 몰라
<간주>
어두운 밤 거리에 하나 둘
오색불 깜빡거리면
그대의 웃음소리 들려 올듯
내 가슴은 설레이네
바람부는 이 거리는 변함이 없건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