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의 poetry - 사랑
사랑
그 어떤 사랑이든 사랑은
우리들 삶에 고이는 흔적이다
말보다 귀로 마음을 들을 줄 알고
모습보다 눈으로 마음을 볼 줄 알고
여건보다 가슴으로 보듬어
안아 일으킬 수 있을 때
사랑은 우리의 영혼에 깊숙히 담긴다
사랑의 자격은 오래도록 힘든
그의 곁에 머물러 줄 수 있는 마음이다
몸이 몸씨 아플 때
마음이 깊은 어둠 속에 있을 때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인생에 회의(懷疑)를 느낄 때
곁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이다
사랑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고 힘들게 할 수 밖에 없는 사랑
사랑에 목말라 갈망하면서도
그 사랑을 놓아버리는 사랑
곁에 두고 싶지만 거리를 두는 사랑
그래서 사랑은 온 우주를
들어 올리는 것보다 더 무겁고 힘들다
사랑하고 싶어도 곁에 머물지 못하는 사랑
손에 들고 있으면 팔이 아프고
내려 놓으면 마음이 아픈 사랑
이 모든 것들이 진실한 사랑이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영혼의 가벼운 빈 항아리를
무겁게 채우고 싶어하는 존재들이다
백 마디 찬사보다 두 손을 꼭 잡는
믿음과 열정이 더 순수한 사랑이다
사랑 때문에 절망하는 사람
사랑 때문에 희망이 솟는 사람
아무리 세상이 불결하게 변해도
절대로 변하지 말아야 할 인간의 가치
그것은 그 어떤 고귀한 사물보다
열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