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날려준 남자 제9부 오십 일곱 번째회 (57)

  • 등록 2016.08.04 09: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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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오십 일곱 번째회 (57)

 

 

 

 

   나를 살려준 남자

 

 

 

 

이어서 접속곡으로 <울어라 열풍아>를 불렀다.

 

 

못견디게 괴로워도 울지못하고

가는 임을 웃음으로 보낸는 마음

그누구가 알아주나 기맥힌 내사랑을

울어라 열품아 밤이 새도록

 

 

임을 보낸 아쉬움에 흐느끼면서

하염없이 헤매도는 서러운 밤길

내가슴에 이상처를 그누가 달래주리

울어라 열품아 밤이새도록

 

 

노래가 끝나자 무대가 서서히 암전되었다가 다시 밝아지면 연극이 진행되었다.

 

1

무대 전체가 매춘부들이 손님을 받는 방인데 좌우로 여닫는 미닫이창으로 된 방이 나란히 4개가 놓여있다. 방 앞은 통로 겸 좁은 마당으로 미닫이 문을 열면 바로 방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손님이 방안에 들어가면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도록 창문 한쪽에 커텐이 보인다. 커텐이 가리워지면 방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 무대 좌수에는 외부인의 출입문 역할을 하는 도어인데 이 도어를 통해 성매수 남자들이 은밀히 드나든다. 방 창문 문기둥에는 무대 좌수의 방부터 1번방. 2번방. 3번방. 4번방 순으로 방의 호수가 표시된 아크릴 번호표가 붙어 있다.

 

 

- 현대. 여름 어느 날 낮

- 대도시의 어느 사창가

 

 

막이 오르면 햇살을 받아 4개의 방이 환해지면서 매춘부들이 각자 자기 방 앞에 쭈구리고 앉아서 손님을 기다린다. 손님이 없어 무료를 달래느라 담배를 피우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는 여자도 있다. 알몸이 거의 다 보일 정도의 아주 야한 옷차림에 관객을 향해 두 다리를 벌리고 앉아 객석에서는 그것이 보일락 말락한 두 허벅지 사이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배춘자는 1번 방 앞에, 오봉자는 2번방 앞에. 강미순은 3번 방 앞에, 조남희는 4번방 앞에 각각 앉아 손님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이 창녀촌의 모습 그대로이다.

 

 

무대 좌수에서 도어가 열리며 포주인 윤마담이 남자A를 안내하듯 조심스럽게 데리고 들어온다. 남자A4명의 매춘부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고르다가 배춘자에게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하자 배춘자와 남자는 1번 방으로 들어가고 곧이어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워진다. 다시 밖으로 나간 윤마담은 잠시 후 또 다른 남자B를 데리고 들어왔다가 나가자 남자B는 매춘부들의 인물을 고르듯 살펴보다가 오봉자에게 OK 사인을 보내자 두 사람은 2번 방으로 들어가자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워진다. 아직 손님을 만나지 못한 강미순과 조남희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강미순 = (무엇을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조남희 = (강미순의 어깨를 툭 치며) 미순아!

강미순 = (놀라듯 고개를 들며) 으응?

조남희 = 뭘 그리 생각하니?

강미순 = .. 그거..

조남희 = 그게 뭔데?

강미순 = 생각해 보니 우리들 팔자가 개보다 못한 거 같애....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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