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동화 = 별나라 공주와 농부 (제3회 마지막회)

  • 등록 2024.11.26 13: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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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동화 = 별나라 공주와 농부 (제3회 마지막회)

 

 

                             별나라 공주와 농부

 

 

그때였습니다.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산들바람이었지만 점점 세찬 바람으로 변했습니다. 별나라 공주님은 이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바람은 점점 더 강하게 불기 시작하더니 더욱 강한 바람으로 변하여 지구에 있는 과수원을 향해 달려 갔습니다. 강해진 바람은 사과나무 가지를 흔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나뭇가지를 흔들다가 점점 큰 나뭇가지를 흔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태풍으로 변하여작은 나뭇가지가 꺾이더니 이제는 큰 줄기까지 마구 흔들었습니다.

갑자기 휘몰아친 태풍에 농부는 당황했습니다. 이제는 사과나무 전체가 밑둥 뿌리까지 흔들릴 지경이 되자 사과는 줄줄이 땅에 우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떨어진 사과는 바람에 날려 멀리 흩어졌습니다. 이제 사과는 거의 모두 다 떨어져서 과수원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나무에 달린 사과는 하나도 없습니다. 농부는 기가 찬 듯 흐느끼면서 말했습니다.

“제엔장. 겨울에 태풍이 불다니.. 세상에 이런 꼴이 어디 있담..”

사과를 따던 아줌마들도 겨울에 이런 태풍이 오기는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쑥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너무 벌려고 하다가 욕심이 지나쳐 하늘이 벌을 내린거지.”

“누가 아니래.. 그러니까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 온다니까.”

“평소에는 사과 한 개 남에게 주지 않는 구두쇠가 이 많은 사과를 다 버리게 되었으니 얼마나 원통할까.”

“값을 올려 떼돈을 벌려고 그대로 나무에 매달아 두더니 억울해서 잠이나 올까.”

태풍에 쑥대밭이 된 과수원을 둘러 본 농부는 땅에 털석 주저 않아 말했습니다.

“아이구 망했구나 망했어! 내가 욕심이 너무 지나쳐 이런 꼴을 당했지 뭐야.”

농부의 외동딸 정희가 달려와 말했습니다.

“아빠가 너무 욕심을 부려서 그래. 일찍 따서 팔았으면 이렇게 큰 손해는 보지 않았을텐데. 아빠도 참 얄밉다.”

“이 일을 어쩌면 좋누. 칠천 평이나 되는 과수원이 한방에 날아가 버렸으니...”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하던 농부는 태풍에 떨어지고 여기저기로 날아가 흩어진 사과를 그대로 버리기가 아까워 헐값에라도 팔려고 했지만 땅에 떨어져 못쓰게 된 사과를 돈 주고 사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웃 사람들에게 그냥 주어 가라고 하자 이웃 사람들은 쑥덕거렸습니다.

“줄려면 성할 때 줘야지 바람에 떨어지고 먹지 못하게 되어 주다니. 욕심쟁이..”

“누가 아니래..”

“욕심이 너무 많으면 굴러 들어온 복도 발로 찬다니까.”

어느새 태풍은 물러가고 과수원에는 태풍이 핥고 지나간 상처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날 밤 별나라 공주님은 선녀에게 땅으로 내려가 농부의 마음을 알아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농부는 사과 농사를 망치게 되자 기분이 나빠 방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코를 골며 자고 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농부는 일어났습니다. 선녀는 농부에게 태풍으로 과수원이 쑥대밭이 된 심정을 묻자 농부가 말했습니다.

“다시는 욕심을 내지 않고 정직하게 살겠습니다. 그리고 나에게만 좋은 일은 남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도 잘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말한 농부는 선녀에게 말했습니다.

“다시는 나쁜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만일 내년에 또 다시 내가 큰 돈을 벌 욕심으로 사과를 가지고 장난을 치면 올해 보다 더 큰 벌을 받겠습니다.”

농부가 잠에서 깨어보니 선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아 겨울 잠에서 깨어난 풀잎들은 목이 말라 땅위로 얼굴을 들지 못하고 껑껑 앓고 있었습니다. 큰 나무들도 땅에 물이 없어 새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었고, 과수원 농부도 사과나무에서 새싹이 나오지 않아 애가 탔습니다. 이런 광경을 본 별나라 공주님은 선녀를 바람왕자에게 보내어 지구에 가뭄이 심하니 구름을 데리고 와서 비를 내리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바람왕자는 별나라 공주님을 지극히 사랑하고 있는 터이라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아빠인 바람나라 임금님의 허락을 받아 멀리 떨어져 있는 구름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구름아, 물을 가진 것이 있으면 내가 뿌리라는 곳에 가서 좀 뿌려다오.”

구름이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구에서 수증기가 많이 올라와 내 옷이 온통 검정색이 잖아요.”

“잘됐다. 그럼 날 따라와.”

바람왕자는 검은 구름을 데리고 농부의 과수원이 있는 곳에 가까이 가서 물을 쏟아 부으라고 하자 구름은 물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땅에 비가 내리자 목이 말라 땅위로 고개를 내밀지 못하던 풀잎들과 나뭇가지들은 파란 눈망울을 쏘옥 내밀었습니다. 농부의 과수원 사과나무 가지에서도 파란 새싹이 돋아났습니다. 그날 밤 과수원 농부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땅에 엎드려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큰 절을 올렸습니다. 물론 다른 지구촌 사람들도 비를 내리게 해 준 별님나라 공주님에게 고맙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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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의 - 자기만을 위한 욕심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자기에게도 이익이 되지 못하며 남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하면 어떤 형태로든지 좋은 일이 따른다는 내용입니다.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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