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칼럼 = 지구속은 얼마나 뜨거운가?

  • 등록 2024.06.26 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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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구속은 얼마나 뜨거운가?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고등학교 때 배우는 물리학은 교사가 쉽게 강의하면 재미있지만 어렵게 강의하면 흥미가 떨어진다. 그런 뜻에서 나는 쉽게 설명하겠다. 말, 팬티. 빌딩. 흙, 사람의 귀, 바다, 강, 빵, 소주, 자전거 이 모두가 몇 가지의 원소로만 이루어졌다면 왜 서로 모습이 다른지 의문이다. 그 의문을 쉽게 풀자면 연필심과 다아몬드 반지에서 얻을 것이다. 아마 흑연으로 된 연필심과 다이아몬드만큼 큰 차이가 있는 고체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나는 검고 하나는 투명하다. 하나는 부드러워 종이 위에 자국을 남기고 다른 하나는 워낙 단단해서 아무것에나 대고 그으면 흠집이 생긴다. 하나는 단조롭고 멋 없이 생긴 반면 다른 하나는 찬란한 광채를 낸다. 게다가 흑연은 값이 아주 싸지만 다이아몬드는 값이 수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흑연이든 다이아몬드든 100% 탄소로 되어 있다는 사실은 같다.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탄소 원자가 결합되어 있는 모습뿐이다. 흑연. 다이야몬드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십만 가지 물질의 원자구조를 연구한 결과 과학자들은 “물질의 특성은 원자의 배열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구에 있는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오랜 세월동안 관찰해 보면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지구는 거대한 열탕위에 얹혀 있다. 맨틀이라고 불리는 이 지구의 내부를 관찰해 보면 지각은 50km가 채 안되는 바위층으로 끓는 물 위에 덮여 있는 얇은 가름막처럼 유동하는 물질위에 떠 있는 층이다. 내부의 요동에 발맞추어 마치 살짝 덮인 거품처럼 인간이 살고 있는 대륙들이 얹혀 있는 것이며 인간은 이 부분을 대지라고 부른다. 내부에서 끓고 있는 맨틀은 대륙들을 이리저리 떠다니게 하고 서로 부딪치게 하고 때로는 떼어 놓았다가 다시 붙여 놓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대양저는 열렸다 닫혔다 하고 산맥들은 솟았다 가라 앉았다 하며 지표는 끓임없이 변화한다. 태양계의 행성중 오로지 지구만이 쉬지않고 움직인다. 이것은 지구만이 유일하게 형성되는 과정에서 행성이기 때문이다. 움직이고 있는 지구 표면은 끓고 있는 물주전자의 수면과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물주전자 안에서는 물이 요동하고 있지만 지구 내부에서 끓고 있는 것은 견고한 바위 덩어리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 끓고 있는 과정은 상당히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인간은 크게 위험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반은 한 해에 2.5cm 이상 움직이지 않지만 백만년 동안의 움직임을 합하면 몇 km를 여행하는 셈이 된다. 몇년동안 지반은 대륙 하나만큼의 거리를 움직일 수 있다. 맨틀을 움직이게 하는 열의 근원은 두 군데이며 하나는 맨틀 지반에서 방사성 물질이 붕괴할 때 발생하는 열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가 형성되는 시기의 열이 남은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산은 풍화되고 대륙은 갈라진다. 바다가 사라지는가 하면 빙하가 생겨났다가 또 녹아 버린다. 변화야말로 지구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지구를 이루고 있는 원자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한 부분을 구성하는 원자가 다른 부분에 사용되려면 빠져 나간 자리를 메울 원자를 어디에서든 가져와야 한다. 우주 공간에 지구가 최초로 태어났을 때 지구는 빛나는 불덩어리였다. 처음에 지각은 용융 상태의 바위였던 것이다. 그런 액체 상태의 바위가 굳어지기 시작하면서 암석의 순환은 시작되었다. 처음에 지구에 있는 모든 암석은 화성암이었다. 오늘날 화성암을 만드는 현상 중 가장 장관인 것은 화산활동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분출된 액체 상태의 ‘마그마’는 대기중 또는 수중에서 지표로 쏟아져 나온다. 1980년에 폭발한 ‘세인트헬렌스’ 화산처럼 용암이 타르처럼 진하고 점성이 높아서 별로 흘러 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화산이 폭발하기 전까지 쌓인 압력이 해소되려면 당연히 엄청난 불꽃놀이를 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대지진 또는 대폭발이 언제 일어나리라는 것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왜 지진이나 화산 폭발이 지구의 어떤 특정 지역에서 일어나는가를 설명해 줄 수는 있다. 지구가 지속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동력은 방사성 원소 등의 핵이 끓임없이 붕괴하는 지구 내부 깊숙한 곳에서 생성되는데, 이 방사성 붕괴 에너지는 열로 전환되고 이 열은 서서히 지구표면으로 베어 나온다. 방사성의 붕괴로 가열된 암석은 천천히 지표로 올라 왔다가 수억년에 걸쳐 식어가고 다시 가라앉아 데워진다. 세월이 무한정으로 주어진다면 지구도 언젠가 냉각되어 지진이나 화산폭발 등 변화가 없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기에는 수십억년의 세월도 부족하다.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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