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육십 여섯 번째회 (66)

  • 등록 2017.01.26 21: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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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2부 육십 여섯 번째회 (66)

 

 

봉이 김선달

 

 

 

 

이 한 개의 굴대 주위에 여러 개의 나무판을 나선형으로 붙여 마치 날개 달린 바퀴처럼 만들어 이 날개판을 두 발로 번갈아 밟으면 바퀴가 돌아가고 퍼 올린 물이 봇도랑으로 흘러 들어가게 한다 그말이네

그제야 목수쟁이는 알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었다.

어떤가?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 듣겠는가 ? ”

그럼요. 목화로 실을 잣는 물레야 많이 만들어 봤으니 물레처럼 생긴 모양대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

그런데 뭔가? ”

언제까지 만들면 됩니까? ”

얼었던 대동강 물이 풀리는 경칩 전까지는 만들어야 하네

그때까지는 넉넉합니다

으음. 그럼 오늘부터 일을 시작하게. 내가 옆에서 봐 줄터이니 나하고 같이 만들어 보세? ”

그렇게 하지요 그런데.. ”

또 뭔가? ”

헤헤... ”

봉이 김선달은 얼른 눈치를 채고

알겠네. 품 삯은 넉넉하게 주겠네... ”

고맙습니다. 헤헤.. ”

이렇게 해서 봉이 김선달은 젊은 목수쟁이를 데리고 물을 퍼 올리는 농기구인 수차水車를 만드는 일을 착수했다.

물을 퍼 올리는 농기구인 수차水車는 착수한지 한 달만에 일차 시제품試製品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막상 강물을 퍼 올려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아 다시 나무를 깍고 다듬어 모형을 고치고 하면서 직접 강물을 퍼 올리는 실험도 수 차례 하는 동안 한 달 보름이 지나서야 비로소 완성되었다.

봉이 김선달은 강물을 퍼 올리는 이 농기구인 수차水車 이름을 <물자애>라고 지었다. 자애慈愛란 자비롭고 사랑스럽다는 뜻이었다. 땅속에서 잠자든 개구리가 깨어 난다는 경칩驚蟄도 사흘이 지났다. 겨우내 추위에 꽁꽁 얼었던 대동강 물이 서서히 녹아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비는 겨울이라 오지 않는다 치고도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지나고 봄이 왔지만 비는 좀처럼 내리지 않았다. 이제 4년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부들은 알곡은 커녕 쭉정이 투성이의 농사도 어떻게 지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봉이 김선달은 가뭄이 계속될수록 그의 입가에는 웃음꽃이 피어 올랐다. 가뭄으로 물이 잘 팔려야 많은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봉이 김선달이가 개발한 수차水車 <물자애>가 돌아가면서 낮은 지대의 강물은 제방 너머로 퍼 올려졌고 봇도랑水路을 통해 김선달의 저수지에 가득 담겨졌다. 그리고 저수지에 담긴 물은 다시 논으로 들어가 농사를 짓도록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졌다.

<물자애>를 돌리기 위해서는 사람이 날개판을 두 발로 밟아야 했는데 첫 날은 봉이 김선달이가 직접 올라가 날개판을 두 발로 밟아 물을 퍼 올렸지만 이튿날부터는 여러 하인下人을 교대로 올라가 날개판을 밟도록 하면서 계속 강물을 제방 너머로 퍼올려 봇도랑水路을 통해 저수지로 들어가거나 물이 필요한 농부에게는 직접 논으로 물을 대주기도 했다.

난데없이 강물을 제방 너머로 퍼 올리는 수차水車<물자애>가 나타나고 물을 가두는 저수지도 생기자 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들었다.

과연 봉이 김선달 답구만... 저렇게 강물을 퍼 올리는 기구를 만들다니... 이름이 물자애라고 하는구만.. ”

물자애라 이름도 잘 지었네..”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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