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9일 금요일, 무려 600일이라는 기나긴 고공농성 끝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드디어 땅을 밟았다. 그녀의 용기 있는 투쟁은 정부와 정치권, 대통령실이 노사 교섭 개최와 외국인투자기업 규제 입법을 약속하는 결실을 맺었다.
끝나지 않은 아픔: 일방적인 청산과 노동자들의 고통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가 모든 지분을 소유한 외국인투자기업이다. 2022년 10월 공장에 불이 나자, 닛토덴코는 같은 해 11월 일방적으로 법인 청산을 결정했고, 그 결과 2023년 2월 많은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화재보험금으로 최소 525억 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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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청산했지만, 사업은 교묘하게 계속 이어갔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물량을 또 다른 한국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겨 생산을 계속한 것이다. 한국니토옵티칼은 202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56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했지만, 해고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물량을 흡수한 한국니토옵티칼의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1조 5천억 원, 영업이익은 33% 오른 754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자본은 손해를 보지 않고 오히려 이익을 보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었다. 이 부조리를 사회에 알리기 위해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노동자가 2024년 1월 8일, 극한의 고공농성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소현숙 노동자는 건강 문제로 고공농성 476일째인 2025년 4월 27일에 먼저 땅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난 5월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측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4억 224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국제 사회와 정부의 움직임, 이제는 약속을 지켜야 할 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금속노조는 지난해 9월 한국NCP, 11월 일본NCP에 닛토덴코가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진정을 넣었다. 각국 NCP는 이 문제가 가이드라인 적용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조정 절차에 착수 중이다. 또한, 올해 6월 13일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동안 자본은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들의 고통은 깊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아 고공농성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야 정부와 정당, 대통령실이 나서 교섭을 주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으며, 제2의 박정혜가 나오지 않도록 외국인투자기업 규제 입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땅에서 시작될 더 크고 강한 투쟁
이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두 번째 투쟁은 땅에서 시작된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을 비롯한 옵티칼 노동자들의 투혼을 받아 안고 금속노조는 땅에서 더 크고 강고한 투쟁을 펼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모습을 만들어낼 것이며, 나아가 광장을 열었던 민중과 함께 싸워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