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權禹相) 역사소설 - 남이 장군 제7회 (7)

  • 등록 2016.10.25 12: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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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역사소설 - 남이(南怡) 장군 제7(7)

 

 

남이(南怡) 장군

 

 

 

그런데 이징옥 마차를 가로막은 군사가 있었다. 김종서 장군이 보낸 관군이었다. 도망할 길이 막힌 이징옥 장군은 자신의 앞에 놓인 죽음이란 현실을 겸허히 받아드려야 했다. 어린 임금(단종)을 몰아내고 왕권을 탈취한 세조에 대한 불만이 있어 이시애의 반란에 동조하긴 했지만 결코 권력에 탐욕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이징옥 장군이 관군에게 체포되고 이시애를 추격하던 이준은 추격을 그만두고 평정지역의 민심을 안무하는 한편 남이에게 군사를 주어 샛길로 나아가 이시애의 퇴로를 막게 하였다. 남이는 이준의 명령에 따라 경성을 지나쳐 두만강가의 회령에 진을 쳤다.

이시애가 나타나면 곧바로 공격을 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시애는 이미 잡혀 있는 상태였다. 이징옥이 체포된 사실을 알고 깊은 감회에 젖은 채 강 건너편을 응시하던 남이는 즉흥시 한 수를 지었다.

백두산 돌은 칼 갈아 다 없애고(白頭山石磨刀盡)

두만강 물은 말 먹여 없애리(豆滿江水飮馬無)

남아 20세 되어 나라 평정 못하면(男兒二十末平國)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부르리(後世唯稱大丈夫)

읊고 읊고 또 읊어 보아도 대장부의 사나이의 기개가 넘치는 한 수의 시였다. 남이는 천하가 자기의 한 호통소리에 모두 굴복하는 환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다시 한번 시를 읊고 난 남이(南怡)의 곁에 어느새 다가오는 한 그림자가 있었다.

허허허허, 과연 장부다운 시입니다.”

크게 웃으며 다가서는 사람은 유자광이었다. 그는 전에 호조참의를 지낸바 있는 유규의 서자(庶子)인데 무예로 남다른 재질이 있는 장사였다. 유자광의 눈꼬리가 남이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는 사내 대장부다운 힘이 넘쳐 흐르는 남이의 시를 보는 순간 질투심이 끓어 올랐으나 꾹 참고 있었다.

이때의 남이는 어찌 이 한 수의 시로 인하여 유자광이 자기를 모함하는 구실이 되었을 줄이야 생각인들 하였겠는가. (세조)은 토벌군을 보낸 다음 불면증이 더욱 악화되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단종이 왕위에 있을 때 이징옥 장군은 자칭 황제라 하여 반란을 일으켰을 때는 쉽게 평정이 되었다. 그러나 세조가 왕위에 오른 뒤 반란으로는 이번 이시애의 반란이 가장 큰 것으로 세조의 걱정은 태산 같았다.

그러던 중 허유례가 운위원(雲委院)에서 계교를 썼다. 이시애 형제가 머물고 있는 경성(境城)에서 굿판을 벌리기로 했다. 차일 두 개를 치고 하나는 무당이 굿을 하는 차일로 써고 하나는 구경꾼들의 차일었다. 하지만 구경꾼 차일로 끌어 들이기까지가 문제였다. 허유례는 굿판을 벌리기로 하고 무당을 불러 굿을 시켰다. 이 굿판을 보기 위해 이시애, 이시합 형제는 차일 안으로 들어왔다. 일단 차일 안에 들어선 이시애 형제는 독안에 든 쥐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자 이시애 형제를 차일로 덮어서 뚤뚤 말았다. 뒤이어 오랏줄을 준비하고 차일을 칼로 찢어 힘 들이지 않고 이시애, 이시합 두 형제를 생포했다.

포박당한 두 형제는 곧바로 군영으로 끌려 나갔고 관군을 이끌고 있는 이준이 보는 앞에서 이시애, 이시합 두 형제는 참형에 처해졌다. 이렇게 해서 이시애 난은 평정되었다. 반란군 평정의 장계가 조정에 전해졌고, 뒤이어 이시애, 이시합 두 형제의 수급(首級)이 운반되었다. 이준은 내친 김에 함길도를 두루 살피면서 민심을 안무한 다음 한양으로 돌아왔다. (세조)은 경희루에서 개선 장병들을 위로하는 잔치를 베풀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조칙을 내렸다.

 

- 토벌군의 승전을 진심으로 환영하노라. 그 충성이 가상하니 이준 이하 41인에게 적개공신(敵愾功臣)의 영예를 내리노라. 길주는 길성현(吉城縣)으로 강등하고 반적의 연루자들은 모두 원변으로 유배하노라 -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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