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동시 = 배추벌레와 달팽이

  • 등록 2026.03.12 14: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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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동시 = 배추벌레와 달팽이

 

 

               배추벌레와 달팽이

 

 

밭에서 배추가

예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배추벌레가

맛있게 배추잎을

사각사각 갉아 먹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달팽이가 옆에서 배추잎을

오독오독 뜯어 먹고 있었습니다

 

배추벌레가 말했습니다

“왜 남의 배추를 뜯어 먹는거야?”

 

달팽이가 말했습니다

“남의 배추로 말하면 너랑 나랑 같자나.”

 

배추벌레가 말했습니다

“난 배추벌레란 말은 들어봐도

배추달팽이란 말은 못 들어 봤거던.”

 

둘이 다투는 동안 할머니가 와서

잎마다 구멍이 난 배추를 보고 속이 상한지

 

“이젠 달팽이까지 와서 이 모양을 만드네.”

하면서 벌레 먹은 배추를

모두 뽑아 밭둑에 버렸습니다

 

배추벌레가 말했습니다

“너 때문이 이렇게 된거야.”

 

달팽이가 말했습니다

“왜 나 때문이야?”

 

배추벌레가 말했습니다

“네가 한꺼번에 많이

뜯어 먹어서 들통 난 거야.”

 

달팽이가 말했습니다

“책임으로 말하면 너랑 나랑 같애.”

 

배추벌레가 말했습니다

“그럼 내탓이란 말이야?”

 

달팽이가 말했습니다

“물론 내가 잘못한 탓도 있지.”

 

배추벌레와 달팽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그동안 딸흘려 가꾼 배추를 먹어

할머니에게 미안했습니다.

 

 

ㅇ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부문 당선

ㅇ부산mbc문예상 동시부문 당선

ㅇ청구문화재단 문학상 동시부문 당선

ㅇ창주문학상 동시부문 당선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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