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네 번째회 (4)

  • 등록 2016.09.07 15:58:55
크게보기

권우상 연재소설 - 봉이 김선달 제1부 네 번째회 <4>

 

 

   봉이 김선달

 

 

 

이 고얀놈 같으니 네가 감히 사또를 희롱하다니.... 에끼 이 썩어질 놈아! ”

화가 난 사또의 호령에 김선달은 일부러 앙탈을 부렸다.

사또 나으리! 소인이 무슨 일로 회롱했다고 하십니까 ? 소인은 사또 나으리를 희롱한 일이 없사옵니다. 에이구 볼이야... 정작 썩어질 놈은 내가 아니라 닭장산데... 에구 볼이야... ”

저놈이 그래도 말대꾸 하는구나. 이놈이 닭을 가지고 봉이라고 속였으니 그것이 죄가 아니고 무엇이냐 ? 괘씸한 놈 같으니라구.... 너는 똥구멍이 아리도록 맞아야 싸다! ”

 

 

 

닭을 봉이라고 속였다구요? 아이고 저놈의 닭장수 때문에 내가 볼기를 맞아 죽는구나 에이구 볼이야...... 에이구 볼이야..... ”

김선달金先達은 그렇게 말하며 능청스럽게 엄살을 부리며 꺼이꺼이 울었다.

뭣이 ? 지금 닭장수라고 했느냐? ”

그렇습니다

사또는 김선달金先達의 입에서 흘러나온 닭장수라는 말을 듣고 무엇인가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다.

잠간 볼기를 그만 쳐라 ! ”

사또는 형리에게 명령을 내렸다. 아직도 설흔 대까지 채울려면 일곱 대나 남아 있었다.

 

 

 

지금 네 입에서 닭장수라는 말이 나왔는데 닭장수가 어찌했단 말이냐? 자세히 말 해 보거라! ”

. 말씀 올리겠습니다. 소인은 오늘 닭전을 지나다가 우연히 꿩과 같이 색깔이 아름다운 닭을 발견하고는 하도 빛깔이 고와서 저것이 무슨 닭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닭장수가 하는 말이 이것은 닭이 아니라 봉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이구 볼기야.. 닭보다 비싼 돈을 주고 봉이라고 산 날 이렇게 볼기를 치다니....에이구 볼이야....”

그래서 어찌 되었단 말이냐? ”

 

 

 

어리석은 소인의 생각에는 닭장수 말대로 봉인 줄 알고 사또님께 선물로 바치려고 몇 번이나 봉이 틀림 없느냐고 물었습지요

으음 그래서? ”

그 닭장수가 틀림없는 진짜 봉이라고 하길래 한 냥 하는 닭 값보다 더 주고 일곱 냥에 사다가 오늘 이렇게 사또님께 바친 것이옵니다. 하온데 어찌 내 볼기를 치십니까 ? 에이구 볼이야... ”

사또는 김선달의 말을 듣고 입을 굳게 닫았다. 바보처럼 모르고 닭을 봉이라고 산 사람보다 닭을 봉이라고 속여서 판 사람이 더 나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사또에게 바치겠다고 볼기를 맞으면서도 관가에까지 찾아온 갸륵한 마음씨가 칭찬할만 하여 마음속으로 고맙게 생각했다.

 

 

 

으음 그 닭장수에게 벌을 줘야 하겠다! ”

사또는 그렇게 생각하고 즉시 명령을 내렸다.

여봐라! 이 사람을 방면해라. 그리고 지금 당장 닭장수를 잡아 들이거라! ”

예잇... ”

포졸들은 사또의 명령에 대답한 후 곧 바로 김선달을 데리고 닭전으로 달려가 김선달에게 봉이라고 판 닭장수를 찾았다.

( . 일이 생각대로 척척 들어 맞아 가는구나. 너 어디 한번 당해 봐라. 닭을 봉이라고 나를 속이다니... 이 선달을 속였다가는 육신이 온전치 못할 것이다! )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 저작권자 © 구미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구미일보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PC버전으로 보기

사업장주소 : 경북 구미시 상사동로 167-1, 107호(사곡동) Fax. (054)975-8523 | H.P 010-3431-7713 | E-mail : kgnews@hanmail.net 발행인 : 이안성 | 편집인 : 이안성 | 청소년 보호책임자 :김창섭 | 등록번호 : 경북 아 00052 | 신문등록일 : 2007년 8월 7일 Copyright ⓒ 2009 구미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