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6부 설흔 일곱 번째회 <37>

  • 등록 2016.07.05 20:24:43
크게보기

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6부 설흔 일곱 번째회 (37)

 

   나를 살려준 남자

 

 

 

그러나 이러한 나의 마음을 지레 짐작하고 있는 김문석으로서는 다른데 가봐야 한 달에 백만원을 받기도 어렵고 설사 번다고 하더라고 뼈빠지게 일을 해야 하는데다가 매일같이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와 보듬어 안고 섹스를 즐길 수도 없는 터이라 이 집이말로 골라서라도 잡을 수 없는 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안식처라고 김문석은 생각하고 있었다.

 

 

나로써는 남편이 와도 김문석을 가정교사라고 둘러대면 되지만 그렇다 해도 젊은 남자가 남편 있는 여자가 혼자 있는 집에 들어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의심받을 소지가 있고 모양새도 좋지 않아 보였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김문석 어머니를 만나 보기로 하고 차를 몰고 김문석의 집으로 향했다. 김문석의 집은 평소 그에게 들어서 알고 있던 터이라 남부민동 달동네에서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김문석 어머니는 반가히 맞으면서 나를 방으로 안내했다. 나는 방에 들어 와 앉자 김문석 어머니도 앉으며 말했다.

이리 누추한 집에 찾아 오셔서 부끄럽심니더.”

부끄럽긴요. 서민들 사는 게 다 그렇죠.”

 

 

나는 사들고 간 음료수 박스를 내놓았다.

미안하게 우째 이런 걸 다 사오심니껴. 접때 시촌 시누 되는 분도 오시믄서 사오시고 번번이 미안해서 우짭니껴...”

나는 얼른 눈치를 알아채고 말했다.

언제쯤 우리 시누이가 왔다 갔어요?”

얼마전에 왔다 갔심니더...”

무슨 일로 왔다고 하던가요?”

 

 

올케가 늘 문석이를 착하다고 칭찬한다믄서 엄마도 훌륭한 분이겠지 하고 우째 생겼는지 궁금해서 왔다꼬 안캅니껴. 지야 잘 생기지도 못하고 미주 덩어리처럼 생겼는데 말입니더...”

시누이 보다 제가 먼저 찾아뵈야 하는데....”

안찾아 오시믄 어떻심니껴. 이래라도 찾아주니 참말로 얼매나 고마운지 모르겠심니더.”

 

 

이렇게 어렵게 사니니 참 안됐군요. 남편없이 생활하시는데 어려움이 많으실텐데 생활비는 어떻게 벌고 있습니까?”

하고 내가 묻자 김문석 어머니는 말했다.

지가 노가다 공사판에 댕기믄서 쪼개씩 벌고 있심니더. 우리 문석이가 가정선생으로 벌고 있어 생활은 그런대로 하고 있심니더..”

노가다 공사판에서 무슨 일을 하세요?”

말이 노가다지 일은 억시기 수월합니더. 그냥 출근만 하믄 한 대가리 쳐 주는기라얘.”

 

 

한 대가리라니요?”

. 그러니께 뭐라카노. 와 하루 출근하믄 하루 일당 주는 주는거 안있심니껴. 그런데 노가다판에는 반장이 있고 십장이 있는기라얘... 반장과 십장이 어찌나 잘 봐 주는지 말이 노가다지 일 안해도 그냥 와서 얼쩡거리면 한 대가리 쳐준다 아임니껴... 하루 일하는 걸 노가다판에서는 한 대가리라꼬 안캅니껴.. ”

그러니까 노가다판에는 일 안해도 일당을 주는데가 있군요...그런데가 있으면 문석이를 좀 넣어 주시지 그래요.”

카이 노가다판에는 머스마는 똥값인기라얘. 노가다판에는 지 같이 남편없이 혼자 사는 과부는 왔단기라얘....”

남편없는 과부는 왔다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김문석 어머니가 하는 말이 재미가 있어 호기심으로 야금여금 물었다. 그러자 김문석 어머니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살금살금 털어 놓았다.

남편없이 혼자 사는 과부가 노가다판에서 와 인긴가 하믄 말입니더. 현장에서 일하믄 반장이 와서 아지매 잠간 나좀 봅시더 하고 부른다 아입니껴. 그래서 반장 사무실로 가믄 음료수를 한잔 따라 주면서 노가다 하는데 힘들지얘. 남편없이 혼자 살믄 얼매나 외롭심니껴 하믄서 이런 이바구 저런 이바구 하다가 문을 안으로 살짝 걸어 잠구고는 날 보듬어 안고 한번 하자꼬 안캅니껴... 이거 시방 내가 안할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십니더....”

하면서 김문석 어머니는 손을 입으로 가져가자 나는 말했다.

 

 

같은 여자라 다 이해합니다. 어쩌면 저도 남편없이 혼자 사는 과부와 같은지도 몰라요. 어서 계속 말씀하세요.”

처음에는 겁도 나고 해서 거절 할라꼬 하믄 반장이 하는 말이 거절하믄 일도 안시키고 쫒겨나니까 누이 좋고 매부 좋다꼬 아무소리 말고 살짝 한번 보듬어 안고 하자꼬 안캄니껴...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 저작권자 © 구미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구미일보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PC버전으로 보기

사업장주소 : 경북 구미시 상사동로 167-1, 107호(사곡동) Fax. (054)975-8523 | H.P 010-3431-7713 | E-mail : kgnews@hanmail.net 발행인 : 이안성 | 편집인 : 이안성 | 청소년 보호책임자 :김창섭 | 등록번호 : 경북 아 00052 | 신문등록일 : 2007년 8월 7일 Copyright ⓒ 2009 구미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