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5부 스물 여덟 번째 <28>
나를 살려준 남자
“그럼 언제쯤 대운에 길운이 오나요?”
“50살이 넘어야 합니다.”
"5O살이면 가수로 나갈 나이로는 많을 텐데요.“
“예술에 무슨 나이가 있습니까.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말도 있으니 너무 나이가 많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열심히 가수가 되도록 노력해 보세요. 노력하면서 아마 50살이 조금 넘어 53살쯤 되면 대운이 길운으로 바뀌니 그 때는 가수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그리만 되면 좋겠지만..”
“반드시 그리 될 것입니다.”
“사주에 편관에 태과한 여자는 대부분 남편운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할려고 하면 남자쪽에서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장간(藏干)을 보니 관살(官殺)이 많은데 이 관살(官殺)로 보아 재혼도 여러 번 할 것이고 지금 남편 외에 또 다른 애인이 있을 것 같습니다. 꼭 애인이라기 보다는 한번이라도 섹스를 하는 남자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 남자가 없으면 없다고 말씀해 보십시오.”
그러자 나는 갑자기 얼굴이 홍당 무우가 되었다.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는 남자가 있다는 것까지 알아내니 나로서는 어안이 벙벙하고 그저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었다. 나는 속으로 귀신같이 알아낸다고 생각하면서 가타부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김문석과 섹스를 한 일이 있었고, 지금도 수시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역술인이 섬뜩할 만큼 무섭고 소름이 끼쳤다. 마치 귀신을 만난 것처럼 생각되었다. 나는 남편의 운세를 보기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시를 알려 주었다. 역술인은 남편의 이름과 생년월일시를 적고는 사주를 뽑더니 말했다.
“남자는 정재가 정식 아내이고 편재는 애인인데 이 사주는 정재는 없고 편재 뿐입니다. 그러니 첫 번째 결혼한 아내와는 백년해로가 어렵고. 다시 재혼을 해도 또 다른 여자를 얻어 살게 될 것입니다. 이 사주는 역마살(驛馬殺)과 지살(地殺)이 태과(太過)하여 해외로 자주 다니게 됩니다. 아마도 배를 타는 마도로스로 보입니다. 일주(日柱)를 보면 월(月)에 공망이요 절(絶)이 되어 형제간에도 별로 우애가 없고 아무런 힘도 되지 못합니다. 또한 시(時)의 처자궁도 공망이요, 고신살인데 고신살이란 고독한 신세라는 뜻인데 재혼한 여자와도 헤어져야 합니다. 역마살 속에 재(財)가 있고 또 그 재(財)가 관(官)을 안고 있으니 아마도 국제결혼을 해서 혼열아를 낳게 될 팔자입니다.. 당장은 아니라도 그렇게 살아야 할 팔자입니다.”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남편이 국제결혼이라니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나는 말했다.
“참말로 지금 남편하고는 헤어지게 됩니까?”
“글세 올시다. 꼭 그렇다기 보다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사주팔자를 믿고 안 믿고는 알아서 하시고 적어도 사주팔자에는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말을 마치자 역술인은 점심식사를 한다면서 일어섰다. 나는 용진철학원을 나와 밖에 세워둔 승용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자동차를 몰고는 집으로 향했다. 자동차 핸들을 잡고 있는 내 머릿속에는 조금전 용진철학원에서 역술인이 한 말이 뇌리에 떠 올랐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