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칼럼-일본인 두 번 울리는 망언들 삼가하라

  • 등록 2011.03.18 11: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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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일본 대지진 여파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하여 일본 전역이 ‘핵공포’에 빠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일본 산케이신문(産經新聞 : 平成 23년 3월 15일자)은 ‘방사선 대량 검출’이라는 제목으로 방사선으로 인한 피해를 경고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도쿄전력과 협력회사 인력 800명이 원자로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을 냉각수로 집어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방사선 유출 방지와 사투를 벌리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참으로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다. 이처럼 일본인들이 대재앙에 짓눌려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데 이들에게 공감과 연민의 정을 표하기는 커녕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망발을 일삼은 인사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속출하고 있다.

한겨레신문(3월 16일자)는 AP통신을 인용, 15일 ‘헤일리 바버’ 미국 미시시피 주지사의 언론 담당 보좌관 ‘덴 터너’가 일본 대지진을 유머 소재로 삼았다가 문제가 되자 사직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터너’는 일본에 지진과 쓰나미가 닥친 지난 11월 그 날치 뉴스와 역사적 사건을 정리한 내용을 주변에 전자우편으로 보내면서 1968년 3월 11일에 6개월 전 27살로 요절한 가수 ‘오티스 레딩’이 ‘골드 레코드’ 타이틀을 딴 일을 적었다.

그런데 사후에 ‘골드 레코드’ 타이틀을 거머쥔 ‘오티스 레딩’의 기록도 ’일본에서는 큰 히트가 못된다‘고 덧붙인 게 화근이 됐다고 한다. 유행가의 ’히트‘를 일본이 당한 ’히트(타격)‘에 빗댄 농담이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의 유명 래퍼 ‘50센트’(커티스 잭슨)는 더욱 거친 망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트위트에 "일본 여자들은 지진이 나자 처음에는 놀라지 않았다가 명품 구두가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미쳐갔다"며 도를 벗어난 장난글을 올렸다고 한다.

지난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던 그는 “아침 8시에 쓰나미가 닥치면 백인 애들은 서핑을 하러 나갈 것”이라며 “심각하다. 로스엔젤레스와 하와이. 일본에 있는 내 여자를 대피시켜야겠다”고 보도했다. ‘50센트‘는 최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 가족을 위해 공연했던 미국 가수들이 돈을 토해내는 가운데 자신도 유니세프에 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위트 망언으로 또 다시 점수를 깍아 먹게 됐다고 했다.

지난 14일 “쓰나미는 천벌”이라고 발언한 ‘망언 제조사’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는 15일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 망언이 희생자들과 도쿄 주민들에세 상처를 줬다”며 정중히 사과했다고 한다.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쓰나미를 잘 이용해 일본인들의 자기만을 챙기는 욕심(야욕)을 쓸어버릴 필요가 있다. 역시 천벌이다”라고 말해 공분을 일으켰다. 이런 망언은 외국에서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교회 의 한 목사가 개신교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국민이 신앙적으로 볼 때는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갔기 때문에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파장이 일었다.

어떤 사람이 등산을 갔다가 다리를 크게 다쳤다고 하자. 어떤 사람이 도둑을 맞았다고 하다. 어떤 사람이 집에 화재를 당했다고 하자. 그때 누가 “내가 예수를 믿으라고 할 때 믿었으면 너에게 그런 일이 없을텐데 내 말을 안듣고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그런 일을 당했다”라고 말한다면 그 일을 당한 사람은 얼마나 속이 상하고 분통이 터지겠는가.

말은 글자처럼 한번 잘못 쓰면 다시 지울 수가 없기 때문에 항상 남을 생각하면서 말해야 한다. 2005년 크리스마스 때 인도양의 무서운 해일이 일어나 아체에서 휴양을 즐기던 서양 사람들을 포함해 8만 5,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때 어떤 교회의 목사가 “그것은 모슬렘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다”라고 말해 큰 파장이 일었다.

예수께서는 많은 환자들의 병을 고쳐주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장님도 있고, 벙어리도 있고, 앉은뱅이도 있고, 나병환자도 있고, 귀머거리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런 힘든 일을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신 적이 있다. “저 사람이 저렇게 병신으로 태어난 것이 제 죄입니까? 제 부모의 죄 입니까?”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건 본인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고 다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하나님을 신봉하는 참다운 성직자라면 승용차도 팔고 손목시계도 팔고 모든 교인으로 하여금 다이야반지와 금목걸이를 다 팔아 일본인의 이재민들에게 즉시 보내줌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일에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쳐야 할 것이다.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가 우리나라다. 한 때는 두 나라가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웃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각계에서는 일본인을 돕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아름다운 일이다. 이웃이 어려울 때 도와줘야 우리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권우상 기자 kg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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