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의 名作 poetry = 나는 세상을 모르고 살았었다

  • 등록 2025.01.13 13: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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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의 名作 poetry =  나는 세상을 모르고 살았었다

 

            나는 세상을 모르고 살았었다

 

나는 세상을 모르고 살았었다

어릴 때에는 부모님 때문에 몰랐었고

청년 때에는 세상이 나를 모르게 했었고

중년 때에는 사랑이 나를 모르게 했었고

장년 때에는 가족이 나를 모르게 했었고

노년 때에는 눈이 어두워 몰랐었다

 

가끔 햇살이 내려 앉아 있는 넓은 길을

지날 때에는 높은 하늘에 떠가는 구름 한 점이 나에게

손짓을 하기도 했지만 나는 무심코 넘겼을 뿐

그 손짓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었다

 

그러나 내가 좁은 골목을 거닐 때에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희미한 등불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물푸레나무가 깊은 물에서 동면(冬眠)을 하는 것은 보았지만

그 나무가 어떻게 겨울을 지내는지 나는 몰랐었다

분명한 것은 나와 그 나무가 같은 생명이라는 사실

 

삼륜차가 세상에 굴러다니고 있을 때

나는 가족을 실고 세상을 굴러다녀 보았다

그때 아내는 나의 운전 솜씨를 탓하며 내 대신

당신이 운전을 해 보겠다고 했었다

그때 나는 삼륜차를 몰고 세상에 나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어떻게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지

고장난 자동차는 어떻게 수리해야 하는지

나는 그때서야 알았었다

고달픈 삶을 실고 달려가는 도로에는

언제나 고장난 자동차들이 서 있었고

그 자동차들 중 하나가 내 자동차라는 사실에

나는 이따금 목적지까지 끌고 갈 의욕을 잃었었다

 

이제 내가 운전하던 삼륜차는 세월의 뒤안길에서

쓸모없이 폐차창으로 견인되어 분해될 날만을 기다리며

죽은 코끼리의 상아처럼 앙상한 가시를 드러내 보이며

습기찬 방안에서 질긴 목숨의 끈을 붙잡고 있었다

참 많이도 나는 세상을 모르고 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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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리학자. 소설가. 아동문학가. 극작가.

⌛ 월간 ‘새농민’ ‘법륜’ 시작품 공모 당선

⌛ 부산mbc방송작품공모 소설부문 당선

⌛ 부산mbc문예상 동시부문 당선

⌛ 매일신문사 신춘문예 동시 당선

⌛ 청구문화재단 문학상 수필, 동시 당선

⌛ 창조문학신문사 신춘문예 희곡 당선

⌛ 전) 국제일보 논설주간. 한국소비자신문 논설주간

포항경제신문 주필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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