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칠곡할매 시(詩) 천재교과서 중1 국어에 실려 화제!

  • 등록 2024.11.25 20: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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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 우리 시(詩)가 교과서 나왔데이!”

대통령 연하장 글꼴을 만들고 ‘K-할매’라며 불리며 래퍼로도 활동했던 칠곡할매들이 또 한 번 대형 사고를 쳤다.

 

칠곡군(군수 김재욱)은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이 2025년부터 사용될 교과서 점유율 1등 출판사인 천재교과서의 ‘2022개정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대표저자 노미숙)’에 수록된다고 11월 25일(월) 밝혔다.

 

교과서 주인공은 칠곡군 약목면에 거주하며 한글학교에서 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치고 시를 썼다.

 

고인이 된 강금연·김두선 할머니를 비롯해 이원순(87)·박월선(96) 할머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거나 6·25전쟁을 겪으면서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할머니들의 시는 ‘시가 뭐고’란 시집으로 발간됐고, 약목면 복성리 도시재생구역  ‘벽화 거리’에 소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교과서에는 벽화 거리에 있는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을 게재하며 “70여 년 동안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했던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며 어느덧 자신의 삶까지 시로 표현했다”라며 소개했다.

 

이와 함께 고 강금연·김두선 할머니의 시 ‘처음 손잡던 날’, ‘도래꽃 마당’과 이원순·박월선 할머니의 ‘어무이’와 ‘이뿌고 귀하다’의 전편을 두 면에 걸쳐 실었다.

 

칠곡군은 지난 11월 22일(금) 김재욱 군수, 김태희 군의원, 이원순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교과서 수록을 자축하고,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실버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칠곡 할머니들의 활약상을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이 할머니는 “80이 너머도(넘어도) 어무이(어머니)가 조타(좋다). 나이가 드러도(들어도) 어무이가 보고 씨따(싶다). 어무이 카고(하고) 부르마(부르면) 아이고 오이야(오냐) 오이야 이래 방가따(방갑다).“라며 교과서에 실린 자신의 시를 낭송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군수는 지난 1년 동안 교과서 수록을 통한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자 출판사와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칠곡군은 교과서 수록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교과서 거리’ 스토리를 입혀 약목면 도시재생구역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 할머니는 “교과서 수록을 누구보다 기뻐할 언니들이 고인이 되거나 거동이 불편해 안타깝다”라며 “어린 학생들이 우리 할머니들의 시를 읽으며 부모님께 효도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칠곡군에는 호랑이는 가죽을, 칠곡할매들은 시를 남긴다는 말이 있다”라며 “칠곡 어르신들의 열정을 알리고 초고령화 시대 주류 문화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실버 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칠곡군은 할머니들의 시를 모아 ‘시가 뭐고’,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뭐’,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 ‘내친구 이름은 배말남 얼구리 예뻐요’ 등의 시집을 발간했다.

이지혜 기자 kg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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