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8 (화)

  • 맑음동두천 14.8℃
  • 맑음강릉 17.0℃
  • 맑음서울 18.6℃
  • 맑음대전 19.0℃
  • 맑음대구 16.7℃
  • 맑음울산 18.5℃
  • 맑음광주 21.4℃
  • 맑음부산 21.5℃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3.2℃
  • 맑음강화 15.5℃
  • 맑음보은 14.8℃
  • 맑음금산 15.2℃
  • 맑음강진군 19.4℃
  • 맑음경주시 15.6℃
  • 맑음거제 20.1℃
기상청 제공

[기고문] 심학봉 前 국회의원, 구미공단의 최전선, 상모사곡동을 가로막는 경부선 철길

구미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수십 년간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는 도시 발전을 조용히 가로막아 왔다. 국가 발전을 위해 묵묵히 희생해온 구미 시민들에게 이제는 그 보상이 돌아와야 할 때다.

 

상미구교, 90년의 불편을 넘다

1934년 경부선 구미~약목 구간 철도 아래에 설치된 상미구교(上美構橋). 폭 2.5m, 최대 높이 1.9m의 아치형 굴다리였다. 차 한 대가 지나갈 때마다 맞은편에서 기다려야 했고, 한신아파트 1,000가구 주민들은 상모사곡동 도심으로 나가기 위해 1~2㎞를 돌아가야 했다. 약 5만 명의 주민이 매일 겪는 불편이었다.

 

2014년 5월, 상모사곡동발전협의회 등 7개 단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필자에게도 협의회 회장이 직접 찾아왔다. 당시 고시동기인 권익위 담당 국장과 통화하며 현장조정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처음에는 구미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 간 공사비 분담, 공사 범위, 도시계획도로선 등의 문제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탁상에서만 된다 안된다 하면 주민들은 누구한테 하소연합니까? 현장에 와서 직접 보고 결론을 내야지요.”

 

2014년 6월 뜨거운 여름, 한신아파트 공터 앞에 천막을 치고 남유진 시장과 시도의원, 주민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현장조정회의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기존 굴다리를 폭 20m, 높이 4.5m 규모로 확장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사업비 80억 원은 한국철도시설공단 75%, 구미시 25% 부담으로 합의했다.

 

이후 공사는 단순히 기존 굴다리를 넓히는 방식이 아니라, 철도 하부를 포함한 지하차도와 연결도로를 새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2020년 5월 28일, 총연장 260m, 왕복 2차로, 높이 4.5m의 상모지하차도가 개통되었다. 총사업비는 175억 원으로 늘었지만, 90년 가까이 이어진 주민들의 불편이 마침내 해소된 순간이었다.

 

여전히 막혀 있는 또 하나의 길

그러나 경부선 철도가 상모사곡동 발전을 가로막는 구간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부선 상행 좌측 지역, 즉 사곡고등학교·상모사곡동 행정복지센터·새마을 테마파크 일대에서 상모사곡동 도심으로 진입하려면 여전히 상당한 거리를 우회해야 한다. 수년간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왔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행정복지센터 뒤쪽에서 철길 위로 고가도로를 놓거나 철길 아래로 제2 상모지하차도를 건설하면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북구미 IC를 기획할 당시, 봉곡동·도량동 북부권 주민들이 서울로 가기 위해 구미 IC까지 U턴해야 하는 문제를 도로공사를 설득해 해결한 경험이 있다. 제2 상모지하차도도 정책의 필요성과 시급성이 충분히 증명된 만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구미는 보상받을 권리가 있다.

민원 해결에는 정치인의 능력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의지가 더 중요하다. 주민들은 매일 고통받고 있는데 구호 몇 마디와 언론 보도 몇 줄로 덮을 문제가 아니다. 상모사곡동 주민들에게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수십 년간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는 구미의 발전을 제약해왔다. 사람으로 치면 허파를 가로질러 숨이 막히는 상황이다. 국가 발전을 위해 희생해온 만큼, 구미는 중앙부처에 당당히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나아가 언젠가는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의 지하화를 추진하고, 그 땅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이미 수도권 일부 도시에서 지하화를 실현한 사례가 있다. 구미도 충분한 명분이 있다. 가능성의 예술인 정치가 지금 당장 나서야 할 이유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