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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山中風月, 죽비소리] 헌법은 권력보다 위에 있다.

글 - 현담 규보 스님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며, 국민이 국가의 주권자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가 선언하는 이 원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출발점이자 최종적인 보루이다. 모든 권력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그 누구도 헌법 위에 설 수 없다.

 

최근 대통령의 연임 또는 중임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의 개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헌법 질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결여한 논의이다. 결론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추가 연임을 목적으로 하는 개헌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제한의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과거 권력자가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시도했던 역사적 경험에 대한 반성 위에서 마련된 민주주의의 핵심적 안전장치이다.

 

그 취지는 명확하다. 개헌의 결과로 발생하는 이익이 현직 권력자에게 직접적으로 귀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은 특정 권력자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미래의 헌정 질서를 위한 규범이다.

 

따라서 설령 4년 연임제로 헌법이 개정되더라도, 해당 규정은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없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추가 연임은 헌법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사안이다.

 

민주주의는 개인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제도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체제이다. 헌법이 흔들릴 경우 권력은 국민 위에 군림하게 된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러한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또는 중임을 전제로 한 개헌 논의는 헌법의 문언과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는 정치적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질서의 유지와 민주주의 기본 원칙의 준수에 관한 문제이다.

 

대한민국은 헌법이 국가 권력을 통제하는 나라이지, 권력이 헌법을 변경하여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는 구조를 허용하는 국가가 아니다. 헌법은 권력자의 이해관계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결국 이 문제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사안이 아니라 원칙의 문제이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이 존재하는 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또는 중임을 위한 개헌은 헌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민주주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주장이다.

 

“권력은 잠시 머물지만, 헌법은 나라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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