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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트라는 이름의 '최후의 보루'가 흔들린다

손익계산서에는 적자, 농촌에는 생명줄 ··· 시장 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트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이 안 되는 마트가 있다. 그런데 가장 없어져서는 안 되는 마트이기도 하다. '농협 하나로마트' 이야기다. 도시에서 마트 하나가 문을 닫는 것은 선택지가 하나 줄어드는 일이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다르다. 하나로마트는 장을 보는 곳을 넘어 지역 농산물의 판로이자, 고령층의 생필품 공급망이며, 마을의 일상을 떠받치는 마지막 생활 인프라다.

 

 그런데 그 '최후의 보루'가 흔들리고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전체 62개 매장 가운데 35곳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농협유통의 부채비율도 110%에서 164%로 급등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적자라면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시장이라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농촌은 시장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적자 점포를 하나둘 정리하는 순간, 가장 먼저 불편을 겪는 사람은 자동차가 없는 고령층이다. 장을 보기 위해 더 멀리 이동해야 하고, 지역 농산물을 팔 공간도 줄어든다. 손익계산서에서는 하나의 적자 점포일지 몰라도, 주민들에게는 삶의 기반 하나가 사라지는 일이다.

 

 물론 공공성을 이유로 모든 적자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경영은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공공성과 수익성은 서로를 밀어내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책임이다. 농협이 일반 유통기업과 다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농업과 농촌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손익계산서에는 적자가 찍힐지 모른다. 그러나 그 장부에는 기록되지 않는 가치도 있다. 주민의 장바구니, 농민의 판로, 그리고 마을의 일상이다. 농협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적자를 줄이는 일이 아니다. '마트 하나를 지키는 일이, 마을 하나를 지키는 일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경영이다. '마트라는 이름의 최후의 보루'가 흔들리는 지금, 농협이 지켜야 할 것은 숫자만이 아니라 농촌의 내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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