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자가 강자와 싸울 때는 허를 찔러라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극작가
세계사를 보면 약자가 강자를 이긴 사례는 적지 않다. 월남전에서도 약한 월맹군이, 아프칸전에서도 약한 반군이 게일라전으로 강한 미군을 격퇴한 적이 있었다. 개인간 싸움을 보자. 일본 최고의 검객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의 최고 궁술의 달인 ‘고야가다 겐나이’와 격투를 했다. 갠나이는 화살을 100개 사용할 수 있고, 무사시는 두 개의 검을 좌우에 쥐었다. 다만 검은 던질 수 없다. 거리는 50미터 정도, 격투전 누구도 검(劍)이 이긴다고 보는 관중은 없었다. 그런데 겐나이가 화살을 조준하고 있는데 이미 무사시의 검은 겐나이의 목을 자르면서 무사시가 승리했다. 무사시는 평생동안 강자와 싸워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저서엔 ‘무사히 병법’이 있다. 다른 사례를 보자.
1878년 12월 영국은 현재 남아프리카에 해당하는 지역의 전사부족 줄루족에게 전쟁을 선포했다. 줄루란드와 영국 영토인 나탈 사이의 경계선이 전쟁 명분이다. 이것은 바로 원주민 병력인 줄루족의 군대를 격파하여 줄루족의 영토를 영국 영토로 흡수하는 것이다. 창(創)으로만 무장한 남아프리카 줄루족 군대와 총(銃)으로 무장한 영국 군대와의 전쟁은 누가 봐도 총을 가진 영국군이 승리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전략, 전술에 따라 승부는 달라진다. 이 전쟁에서 창(創)으로 무장한 줄루족이 승리했다. 세계전쟁사에 기록돼 있다. 줄루족은 병법에서 매우 중요시 하는 포위 작전을 했다. 영국군이 총(銃)을 가졌기 때문에 백병전처럼 사격할 수 없도록 가깝게 붙었다. 창(創)으로 무장한 아프리카 줄루족의 강점은 적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근접한 계곡에 숨어 있다가 때가 되면 대군이 일시에 번개처럼 나타나 적을 사방에서 가깝게 포위하여 압박해 들어가는 것이다. 적과 가깝게 붙어 싸우면 창이 매우 유리하다. 공격을 개시할 때는 정면 돌파보다 우회하여 공격했다. 가깝게 붙어 창으로 공격하면 총을 겨눌 수가 없다. 결국 영국군이 패했다. 전쟁을 하는 국가에서 전략가는 항상 전쟁의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한다. 태평양 전쟁의 경우 크게 4단계의 전략적 국면을 마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Vomkrieg)’에 따르면 첫 번째 단계는 전략적 공세~두 번째 단계는 전략적 대등~세번 째 단계는 전략적 수세~네 번째 단계는 절망적 항전이다. (1)전략적 공세는 1941년 12월 개전에서 1942년 중반까지로 시작했고, (4)절망적 항전은 1944년 6월부터 1945년 8월 종전까지에서 끝났다. 나는 우~러전쟁도 이런 순서로 갈 것이라고 본다. 제1단계인 전략적 공세는 러시아가 우크라니아를 침공할 때인 2022년 2월 24일부터 2023년 3월까지다. 이 시기는 러시아가 우세했다. 제2단계는 2023년 4월부터 2024년 5월까지다. 이 시기는 러시아와 우크라니아 모두 비교적 대등한 시기였다. 제3단계인 전략적 수세는 2024년 6월부터는 러시아는 전투 장비부족으로 이란과 북한에 무기지원을 요청하여 이란 도론과 북한제 무기로 싸워야 했고, 우크라니아는 미국공화당에서 우크라니아에 지원하는 군사비 예산이 묶이면서 우크라니아 역시 전투가 소강상태였다.
그러나 미국의 최신 전투기 F-16 등 전투 장비가 우크라니아에 들어오면서 러시아는 3단계인 전략적 수세에 몰리자 우크라나아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공격한 후 러시아 본토를 점령한 후 82개 마을을 점령하고 진격하면서 우세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Vomkrieg)’에 따르면 이제 4단계인 러시아의 절망적 항전만 남았다. 러시아가 어떻게 항전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전쟁에서도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적용된다. 즉 유능한 지휘관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정치나 전쟁에서도 이러한 의미를 반영하여 ‘the right person in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우크라니아가 러시아 본토 진격에 성공한 데에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있었다. 유능한 장군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러시아는 본토를 빼앗긴 책임을 물어 러시아 총사령관이 자주 해임됐는데 이들 모두 푸틴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이든 전쟁이든 인재를 등용할 때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측근이라고 해서 고위직에 임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