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도와 파키스탄 전쟁의 역사적 배경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극작가
인도와 파키스탄 전쟁에는 복잡한 역사적 배경이 깔려 있다. 카슈미르 분쟁(Kashmir conflict)은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싸고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중국이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 분쟁이다. 카슈미르를 놓고, 인도는 남쪽인 잠무 카슈미르 라자 지역을 역사적으로 통치 영역 전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반편 파키스탄은 중국에 의해 지배되는 지역을 제외한 전역 즉 서쪽인 이자드 카슈미르를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경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는 카슈미르를 인도, 파키스탄, 중국이 땅뺏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1947년, 1965년, 1971년 3차례 전쟁을 하였고 인도와 중국은 한번 전쟁을 하였다. 1990년 이후 잠무 카슈미르 주는 라슈카레타이바 등 카슈미르 분리주의자와 인도군의 충돌이 반복되어 수천 명 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영국은 인도 아대륙을 영국 동인도 회사를 통해 17세기부터 지배해 왔고 인도 아대륙은 1858년부터 영국의 직접 지배를 받았지만 그후 영국의 영향력은 약해져 갔고 이는 인도 아대륙 지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도 아대륙 내에서 다수인 힌두교도들과 소수인 무슬림들이 내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인도의 독립을 인정했다.
인도는 1947년 독립 이후 종교에 따른 인도와 파키스탄의 양국 수립이 결정되고, 영국령 시대에 자치적이던 대부분의 번왕국들이 인도나 파키스탄 연방에 주권을 양도하고 자발적으로 가입하기 시작하였다. 파키스탄의 초대 대통령이 되는 무함마드 알리 진나 역시 번왕국들이 인도와 파키스탄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마하라자(번왕) 하리 싱을 포함한 지도층이 힌두교도인 반면 다수 인구는 무슬림이던 잠무 카슈미르 왕국의 지위가 모호해졌고, 마하라자는 분쟁을 막기 위해 독립을 유지하겠다고 선포하자 파키스탄 측은 카슈미르를 파키스탄에 편입시키기 위해 정치적으로 접근하여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동안 무슬림 연맹이 무장 반란을 조직하고 파슈툰족의 침공을 조장하는 등 폭력적 갈등이 고조 되면서 민중 사이에서도 무슬림과 힌두교도 사이에 폭력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다수의 학살 사건이 벌어졌다.
인도와 파키스탄 전쟁의 배경에서 반복되는 부족 민병대의 공격과 증가하는 무슬림 군대의 반란 가능성에 위협을 느낀 마하라자는 인도 측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여 인도군이 스리나가르 공항을 확보했고 국민회의 민병들도 인도군과 협력하여 도시를 장악하였다. 그러자 주 서부의 길기트 지구에서 정찰대 사령관이 반란을 일으켜 카슈미르 측의 주지사를 축출하고 파키스탄에 가입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주 서부의 반군 세력과 파슈툰족 민병들이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아 인도군과 충돌하며 제1차 카슈미르 전쟁이 발발하였다. 1948년 유엔 안보리의 중재에 따라 명시된 휴전 조건에 따르면 양국이 군대를 철수한 후 카슈미르의 국가 귀속을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치르기로 되어 있었지만 비무장화 과정에서 일어난 의견 불일치로 인해 국민투표는 끝내 실시되지 않았고 휴전선은 반영구적인 경계가 된 상황이다.
카슈미르 면적은 약 222,236㎢로 한반도 전체 영토의 면적인 223,404㎢보다 조금 작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 독립한 이후 양측은 계속해서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두고 무력충돌을 벌이고 있다. 특히 현재 카슈미르에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경계선은 국경선이 아니라 실효지배지역의 경계선이라서 마음만 먹으면 양측이 서로 카슈미르를 차지하려고 하기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카슈미르 지역을 더 많이 영유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로 카슈미르 전체의 63%나 차지하고 있지만 거주 인구 77%가 무슬림으로서 인도의 주들 중에서 무슬림이 힌두교인보다 많은 유일한 주이다. 남한 면적의 두 배나 되는 땅이라 카슈미르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불교나 힌두교가 우세한 지역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역시 이슬람이 우세하다. 인도의 무슬림들은 심한 탄압과 차별을 받는데 이 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며, 이 지역의 무슬림들은 파키스탄과의 병합을 원한다. 하지만 이는 인도 정부가 허용할 수 없는 문제라 무슬림과 인도군과의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육군은 현지 시간 9일 성명을 내고 “밤 사이 파키스탄군이 드론과 미사일 등을 동원해 서부 국경 전역에서 다중 공격을 감행했다”며 “효과적으로 공격을 격퇴했고 단호히 대응했다”고 강조했지만 파키스탄 정보부는 “지금까지 인도 점령지 또는 국제 국경선을 넘는 어떠한 공격도 감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반대로 인도가 드론 등으로 파키스탄 영토를 공격했고 파키스탄은 이스라엘제 하롭 드론 29대를 무력화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무장 단체가 관광객 26명을 살해한 총기 테러가 발생하면서 양국 관계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을 이어가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일도 아니며 미국의 통제 능력과 상관 없는 전쟁 한 가운데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이 전쟁은 미국이 개입할 일이 아니라 향후 전쟁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역사적 배경을 보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