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7부 사십 일곱 번째회 <47>
나를 살려준 남자
김형사에게 전화를 받고 난 나는 불륜(不倫)의 단서가 잡힌 데다가 간통죄로 고소장이 제기된 사실을 알고 모든 것을 단념하고 그동안 남편이 없는 사이 김문석과 수시로 성관계를 한 사실을 남편에게 고백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남편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번에는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할테니 고소만은 취하해 달라고 애원했다. 남편은 나와 이혼하기로 하고 고소를 취하해 주었다.
남편이 소지품 몇 가지를 챙긴 여행용 가방을 들고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자 나는 방바닥에 주저않아 꺼이꺼이 흐느껴 울었다. 세 번째 만난 남편과도 헤어지다니.... 생각할수록 사람의 운명이란 참으로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지난날 용철학원에서 역술인이 한 말이 뇌리에 떠올랐다.
‘여자 사주는 정관이 남편이고 편관이 외간 남자인데 정관이 없고, 편관이 많은 이런 사주는 운명적으로 첫 결혼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여자가 첫 결혼에 성공 할려면 사주에 정관이 하나 정도 있는 것이 좋은데 특히 관살이 순수해야 합니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정관은 남편이고 편관은 외간 남자를 말하는데 사주에 정관은 없고 그 자리에 편관이 자리 잡고 있으니 결혼해도 백년해로 하기가 어렵겠습니다.’
‘아마 세 번 이상은 재혼을 할 것 같은데 사주에 화개살(華蓋殺) 있어 머리는 좋겠고 예술에 뛰어난 재능이 있지만 지금은 대운이 흉운이라 재능을 발휘할 수 없지만 대운에 길운이 오면 예술적 제능이 나타날 것입니다. 더구나 지장간(支藏干)을 보니 관살(官殺)이 많은데 이 관살(官殺)로 보아 재혼도 여러번 할 것이고 지금 남편 외에 또 다른 애인이 있습니다. 꼭 애인이라기 보다는 한번이라도 정을 통하는 남자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 남자가 없으면 없다고 말씀해 보십시오.’
이번에는 내가 질문한 말이 뇌리에 떠올랐다.
‘참말로 지금 남편하고는 헤어지게 됩니까?
역술인의 말이 뇌리에 떠올랐다.
‘글쎄 올시다. 꼭 그렇다기 보다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사주팔자를 믿고 안믿고는 알아서 하시고 적어도 사주팔자에는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나는 김문석을 가정교사로 끌어 들여 수시로 성관계를 한 사실이 남편에게 발각되어 이혼을 당하게 되었다. 위자료로 일억을 받기는 했지만 이 돈은 내가 황선엽에게 사기를 당한 터이라 2천만원만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박희정 명의로 되어 있었고, 박중배 씨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영진와 재민이를 박희정이가 이 아파트에서 양육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이 아파트에서 나가야 했다.
내가 이렇게 되자 나를 그토록 사랑한다고 하던 김문석은 간통죄로 석달을 옥살이 하더니 언제 나에게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 군(軍)에 입대해 버렸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신에게 득(得)이 되면 끌어안고 해(害)가 되면 내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쓰레하기만 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