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7부 사십 여섯 번째회 <46>
나를 살려준 남자
“증거가 있으면 내놔 보세요.”
“정말야? ”
“정말이예요.”
“진짜야?”
“진짜예요”
“후회 안하지?”
“후회 안해요.”
나는 남편이 내가 김문석과 통정한 사실은 절대로 알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편이 내 마음을 떠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대들자 남편이 말했다.
“그럼 보여주지. 아니지 지금은 때가 아니야...으음.. 그래 지금 보여 주지.”
하고는 남편은 호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내 앞에 불쑥 내밀었다.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나와 김문석이가 섹스를 하고 있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었다.
“아니 이 사진 어디서 나왔어요? ”
“이 남자 밑에 누워 있는 여자가 강민숙이가 아니라면 아니라고 말해 봐 ... 만일 이 젊은 남자 밑에 발가벗은 알몸으로 누워있는 여자가 강민숙 당신이 아니라면 이번에는 이 남자를 잡아와서 당신 앞에 대면시켜 주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거 야단났구나 싶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심정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가슴이 심하게 효동을 쳤다.
“도대체 이 사진 어디서 나왔어요?”
“어디서 나왔냐구?”
“그래요. 이 사진 누가 어디서 찍었느냐 말예요?”
“그건 이 방에서 내가 찍었어 왜?”
“당신이 없는데 어떻게 당신이 찍어요?”
“지금 중요한 건 누가 찍었느냐 것이 아니라 이 여자가 강문숙이냐 아니야 하는 것이야. 그러니 그것만 말해봐. 당신인지 아닌지 그것만 말해 보라구.”
나는 당황한 채 아무말도 못했다.
“왜 말이 없어. 내가 떠날 때 방안에 몰카를 설치해 주고 갔었지
”몰카?”
“자동으로 찍히는 몰래 카메라 말이야.”
“거짓말 그건 거짓말이예요..”
“자꾸만 닭발을 내밀지 말어... 아..아니지 닭발이 아니구.. 오리발이지. 내가 술이 취하긴 취했나 보구나.. 오리발을 자꾸 닭발이라고 하니... 닭발이든 오리발이든 당신 발이 아니면 내밀지 말어... 닭고기를 먹고 오리발 내밀지 말란 말이야.”
남편도 화가 난듯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나는 물러 서지 않기로 하고 말했다.
“발을 빼는 게 아니예요. 당신이 뭔가 오해하고 있어서 그래요.”
“흥. 오해? 정 그렇다면 좋아... 당신과 정을 통한 김문석이란 젊은 녀석을 내가 불러다 주지...”
하고는 남편은 휴대폰으로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 남편은 혀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김형사! 나야.. 마도로스 박중배라구... 강문숙을 바꾸어 줄테니 김형사가 설명 좀 해 줘봐. 지금 강문숙이 닭발을 내밀고 있어. 아.. 아니지 닭발이 아니구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김형사가 자세히 설명을 좀 해줘 봐.”
하고는 휴대폰을 나에게 건네주자 휴대폰을 받은 나는 기절하듯 놀랐다. 나와 김문석과의 불륜 관계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박희정에게 자세하게 전해들은 남편은 혹시 박희정이 나를 모함해서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와 김문석이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내놓자 남편은 곧바로 경찰서에 나와 김문석을 간통죄로 고소했고, 이 고소 사건을 맡은 경찰관이 바로 김형사였다. 마침 김형사와는 남편과 고등학교 친구 사이였다.
나의 사촌 시누이 박희정은 남편이 귀국하자 은밀히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희정은 내가 한 달에 백만원을 주고 김문석을 가정교사라는 명분으로 집에 끌어 들여 수시로 섹스를 즐긴 사실을 알려 주었다. 남편은 처음엔 이 사실을 믿지 않으려고 했지만 박희정이 내가 김문석과 섹스를 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내 놓자 남편은 화가 치밀어 올라 곧바로 경찰서에 나와 김문석을 상대로 간통죄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었다.
<계속>